공부가 달라진 순간, 학생들의 생생한 후기 

2024 겨울캠프 학생후기

우리는 어찌하여 오늘을 살아가는가 - 16조 고2 탁민솔

나는 어찌하여 이곳에 들어올 선택을 하게 되었을까?


1학년 기말고사가 진행되던 어느 겨울, 공대를 지망하는 나에겐 매우매우매우 중요했던 수학 시험 날의 이야기를 잠시 해볼까 한다. 평소와 같이 새벽 6시에 등교를 하고, 그날의 나는 자습시간에 수학 문제를 풀고 있었다.

어느덧 종이 치고 시험지를 받아 수월하게 문제를 풀던 도중 객관식에 헷갈리는 문제들이 출현하게 된다. 침착하게 치워두고 서술형을 적던 도중 시간체크를 잘못하게 된 나는 이만 OMR을 통으로 날려 먹는다. 


종이 친 후 머리가 새하얘지고,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열심히 준비했던 나의 시간들은 그렇게 날아갔다. 담임선생님은 나에게 정시 생각이 있냐 여쭈어보셨고, (정시는 꿈에도 없다 하시던 선생님께서 그런발언을 듣고난 이후에 겨우 현실을 자각할 수 있었다.) 


난 곧바로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나 기숙학원 다닐게”라는 발언을 하게 된다. 여담으로 나는 다행히 수행평가 만점 + 중간고사 때 나름 좋은 성적을 받았었기에, 다행히 수시를 통으로 날려 먹을 그런 불상사는 가까스로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 고등학교 2학년, 3학년에 상승곡선을 그리려는 나는 그 첫 시작으로 아는 공부캠프에 들어오게 된다. 


이곳의 생활은 나름 할만한 것 같다. 3주차에 접어들 참이라 그런진 모르겠지만 잘 적응 된 것 같다. 첫째주에는 이걸 어떻게 버티나 끝이 오긴 하려나 싶었는데 2주차쯤되니 적응이 돼서 그런지 생각보다 하루하루가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반복되는 생활이라 그런지 사소한것에도 감사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하루는 초반 계획과는 다르게 진행해야 할 부분이 있어 잠시 과외선생님과 전화통화를 한 적이 있는데, 오랜만에 알던 목소리를 들으니 자동으로 울음보가 터졌다. 또 하루는 잠시 더워서 새벽에 잠이 깬 적이 있는데, 그날 창문을 열었을 때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한가득 들어오는 눈송이들이 정말 꿈만 같았다. (내가 부산인이라 그런지 그런 부분이 유독 꿈같게 느껴진 것 같다.)


그리고 가끔 저녁 먹으러 내려갈 때 보이는 노을진 풍경은 마음이 괜시리 따뜻하게 해주는 요소들이었다. 

운영팀쌤들, 멘토쌤들, 헬퍼쌤들, 원장님 다들 너무 따뜻하시고 친절하시다. 정말 귀엽고 멋있다. 모두 자신의 위치에서 열심히 노력하시는 분들이란 것을 최근에 깨닫고 정말 눈물이 났다. 내가 만약 저 나이대가 되었을 때 저분들처럼 멋있고 열정 넘치는 사람일까? 라는 질문에 아니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게 된다면, 모두들 성장해있고 나만이 그대로 이 자리에 머물러 있다면 어떡하나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멘토 특강을 듣고 여러 선생님들의 성장 과정들을 알게 되면서 나도 이런 시행착오가 있었으니 너도 잠깐의 그런 과정들이 있을 뿐이라고, 너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위로를 해주시는 것 같다고 느껴져서 울컥했ㄷr.. (넘 zㅣ존... 쌤들 개귀여우심 OTL...) 


정보석 원장님이 단상 위에 올라가 말씀하시는 걸 들어보면 정말 우리가 살아갈 인생에 도움이 될 이야기 들을 많이 해주신다. 나름의 동기부여도 받을 수 있었고, 위로도 받을 수 있었다.


원장님께서 해주신 이야기 중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해주신 말씀이 떠오른다. 내가 그냥 좋아서 참가했던 공모전이, 오디션이, 대회들이 지금의 나의 자신감을 채워줄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자잘한 자신감들이 없었다면, 나는 진작에 내 미래를 포기하고 무기력하게 살아가고 있었을 것 같다.


여기 오기 전에는 정확히 내가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이유를 알지 못하고 방황했지만, 이곳에 와서 여러 선생님들의 이야기들을 듣고 왜 내가 지금 당장 공부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이유를 찾게 되었다.

미래의 나의 자신감을 위해, 펼쳐나갈 수 있을 나의 여러 가지들을 위해, 미래에 만날 여러 좋은 사람들을 위해, 나는 공부를 하기로 했다. 이런 얘기들을 하다보면 새삼 사람들이 멋있어 보인다. 자기 앞가림을 본인들이 하는 모습이나, 자신의 감정들을 다스릴 줄 알고 자신이 하고싶었던 일을 하는 모습을 보면 마치 초능력자와 마찬가지로 느껴지기도 한다. 


무튼 본론으로 돌아와서 공부뿐만 아니라 앞으로 도움이 될 여러 가지도 이곳에서 얻게 되는 것 같다. 여러 사람들과 살아가는 방법들도 알게 되었고, 하고 싶은 것을 자제하는 법, 여러 성격을 가진 사람들도 마주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여기서 나가게 된다면 생각보다 안 움직일 나의 궁댕이를 보고 깜짝 놀랄 엄마 아빠를 생각하며, 얼마 남지 않은 캠프의 마무리를 지을 준비를 하러 이만 가보아야 할 듯하다. 머지않아 그리울 이날의 315호를 생각하며 이 글을 마친다.


난T 큐티 나티 프리티 어머맨티 멋인는 사람이 되기 위해 6달 후 돌아오겠습니다


minsolta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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