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달라진 순간, 학생들의 생생한 후기


2013 겨울캠프 학생후기

캠프나 토요공동체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시다면, 카페의 캠프 후기 게시판이나 홈페이지의 토요공동체 메뉴를 확하시기 바랍니다.


후기에 대해 “적응을 잘하고 성공한 일부 학생들만 작성한 것”으로 오해하시는 경우가 있지만, 사실과 다릅니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을 제외한 모든 수료생들은 캠프 종료 전 정리 차원에서 후기를 반드시 작성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라도 원하면 자율적으로 후기를 남기고 있습니다.


즉, 아는공부캠프 후기는 고등학교 3학년을 제외한 모든 수료 학생이 작성한 진짜 경험담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 제외한 수료자 100% 학생들, 후기작성)



아는공부캠프의 후기는 고등학교 3학년을 제외한 모든 수료생이 100% 직접 작성한 내용입니다.










의욕만 넘치는 아이에서 공부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아이로 - 고1 고다현

 나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아니었다. 물론 지금도 아니다. 하지만 예전과 지금의 차이점은, 당시의 나는 공부할 수 있는 힘이 없었지만 지금은 힘을 갖게 되었다는 점이다.

 

 예전의 난 의욕만 앞서는 학생이었다. 누구나 중학교 입학할 때 다짐하듯 전교 1등을 목표로 잡았고, 최상위권 학생들만이 갈 수 있는 고등학교를 바라봤지만 전교 1등은커녕 하루 공부량도 터무니 없었다. 성적이 잘 나올 리가 없었지만 중학교 3년 내내 노력도 없이 기적만을 꿈꿨다. 하지만 3년이 지나 그동안의 꿈은 헛된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몇 년 동안 꿈꿔왔고 준비해왔던 고등학교 입시를 망치고 나서 의욕은 바닥나 버렸다.

내가 기억방 캠프를 알게 된 것은 바로 이 시점이었다.

 

여기 온 많은 학생들 중에 기억방 캠프를 강제로 끌려온(?) 학생들이 대부분인 것 같은데, 의욕과 의지를 모두 잃은 난 어머니께서 기억방 캠프를 신청하던 말던 별 관심이 없었다. 가면 가는거고, 아니면 아닌거고…얼마나 무심했는지 가기 전날까지도 실감이 안 났고, 오면서도 산을 타는지 강을 건너는지 세상 모르고 차에서 깊은 숙면을 취했으며 대강당 들어가기 직전까지도 ‘아, 이제 한 달동안 엄마 아빠 얼굴을 못보겠구나…’ 이런 생각이 전혀 안들 정도였다.

 

 하지만 대강당에 들어가는 순간 나는 그 분위기에 기죽을 수밖에 없었다. 방학식이 다른 학교들보다 약간 늦어 입소를 하루 늦게 했는데, 대강당에 들어갔을 때의 그 싸한 느낌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책상에 앉아 있는 학생들이 이곳은 정말 끔찍하다는 것을 표정으로 숨김없이 보여주었고, 앞에선 목사님께서 엄하게 학생들을 감시하고 계셨다. 어머니의 ‘14시간 공부한다, 친구 사귈 시간도 없을 것 같더라, 기상이 6시더라’ 하는 얘기에도 꿈쩍 안했던 내가 그 순간만큼은 이곳에 온걸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었다. 하지만 후회할 시간도 없이 선생님들께서 시키는 대로 빈 책상에 가서 앉아 30분 계획표가 뭔지도 모르고 그냥 수학 문제집만 풀었다.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 굉장히 당황스러웠고, 지금까지도 그 상황이 너무도 생생하다.ㅋㅋㅋ

 

 6시 기상, 6시 30분까지 집합. 내가 어떻게 여기(대강당)까지 왔는지도 모른 채 그냥 앉아서 단어만 외웠다. 집이었다면 엄마한테 6시에 깨워달라 그래놓고 막상 깨워주면 일어나서 5초동안 깨어 있다가 엄마한테 욕먹고 다시 잘 시간이다. 하지만 다른 모든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고 자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버텼고, 꼭 아침이 아니더라도 피곤하거나 잡생각이 들면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며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또한 30분 계획표는 여기 있는 모든 학생들에게 그랬듯 나에게도 큰 힘이 되었다. 지금까지 내가 계획에 대해 들어온 것은 몇 년 동안의 계획을 세워야 하고, 그것을 이루려면 일년 동안의 계획을 세워야 하며, 또 그걸 이루기 위해서는 한달 계획, 일주일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들어왔다. 하지만 30분 계획표라니, 이건 처음 듣는, 생소한 말이었다. ‘고작 30분 가지고 뭘 한다는 거지?’ 그냥 쓰라고 하니까 쓴 거였지 이 짧은 시간을 계획해서 뭘 할 수 있다는 건지 처음엔 믿지 않았다. 하지만 30분 계획표를 통해 내가 오늘 하루동안 공부한 것을 점검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30분마다 계획표를 작성하며 나 자신을 다잡을 수 있었고, 평가를 통해 더블 동그라미가 많은 날은 뿌듯함을 느끼고 스스로 격려가 되었고, 세모나 엑스가 많은 날은 반성과 동시에 마음을 다잡고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며칠이 지나자 공부에 적응이 되어 가는 것을 느꼈다. ‘14시간을 공부해야겠다’ 하고 다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가 지나면 ‘내가 14시간이나 공부했어?’ 하는 느낌. 난 그냥 평소처럼 일과를 보냈을 뿐인데 하루동안 공부를 14시간이나 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난 지금도 내가 한 달 동안 14시간을 공부했다는 것이 남의 얘기인 것만 같다.

 

 의욕만 넘쳐났던 내가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공부하는 분위기도 있겠지만,

난 윤민수 목사님이 안 계셨다면 내가 이렇게 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14시간 동안 서서 우릴 감시하시고, 졸거나 공부를 안 할 땐 혼내시는 목사님이시지만 힘들 땐 격려해 주시고 얘기도 나누면서 힘을 북돋아주셨던 목사님이시다. 생각해보면 목사님이야말로 우리들이 이 빡빡한 스케줄속에서도 버틸 수 있게 해 주신 버팀목이시다.

그만큼 목사님은 내게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셨다.

 

 기억방 캠프는 내가 평소에 바래왔던 것이었다. 난 내가 공부습관이 안 잡혀있으며 자율성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느껴왔고, 누군가가 날 제어하고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왔는데 이 캠프는 딱 내가 해오던 생각들과 맞아 떨어진다. 내가 의욕이 넘쳤던 중학교 시절에 이 캠프를 알았었다면 최소 두배에서 세 배 가량 지금보다 열심히 하고 효과도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보다는 지금이라도 이 캠프에 오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 캠프를 통해 혼자서 공부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었으며, 막막하게 생각했던 고교시절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이 캠프가 끝나면 캠프 참가하기 이전의 나로 돌아갈 것을 내가 제일 잘 알기에, 토요 공동체에도 참여해 이번 기회는 놓치지 않고 꼭 나의 목표를 이룰 것이며, 이번에는 의욕만 넘치는 학생이 아닌, 의욕이 넘치며 목표한 것은 반드시 이루는 사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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