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혁신 - 고2 염수명

윤시온
2022-04-02
조회수 206

조용한 혁신 (부제:겨울 철 나의 철)

 

나는 철들기 위해 여기 오게 되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던 겨울 방학 때 ‘고등학교 가면 지금처럼 안 놀고 시험기간에도 긴장하며 공부하겠지, 대학이 코 앞인데 미친 게 아니라면 정신 차리겠지’ 라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고 1이 되고 얻은 교훈은 ‘사람은 갑자기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이후로 인생 최고로 공부를 안 하였다. 교과서조차도 보지 않고 시험보고 항상 벼락치기 하고 전날 모든걸 하겠다는 버릇은 변하지 않았다. 중학교 때보다 더욱 나태해져 시험 전 날에도 밤늦게 공부하기 꺼리고 탱자탱자 놀았다. 1년 동안 정신 차리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항상 포기한 과목의 점수가 이례적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올인 했던 과목은 90점대 인줄 알았는데 60점대 이고 버린 과목은 전교 20등대를 하고 항상 그런 패턴이 반복되는 공부가 불필요하게 느껴지고 열심히 하기 너무 무서워졌다. 그리고 상대적 감정이라고 할까 공부 안 하면 똑 같은 점수라도 공부 안 했으니까 라고 마음만은 편안하고 잘 봤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진짜 공부라는 게 어떤 건지, 나에게 획기적인 변화를 주기 위하여 기숙학원을 찾던 중 엄마의 추천으로 여기 오게 되었다. 주변 모든 사람들이 만류하였다. 다들 공부하려고 대치동에 오는데 왜 너 거꾸로 내려가냐, 기숙학원 가도 하는 사람만 하지 놀 사람은 논다.. 여러가지 일리 있는 이유로 만류했지만 기숙학원과는 다르고 또 그 때 조차 게을렀던 나는 그것도 그러네…… 이러다가 12월 30일이 되어 이곳에 오게 되었다.

 

 나는 후반부에 고비가 오는 편이었다. 첫날 14시간 공부했을 때 사실 괜찮았다. 성과도 많았고 3일 만에 200단어이상 외우고 수학 연습장도 1주일 안에 다 썼다. 그런데 고비는 2주째 중간 가량부터였다. 학교 야자 시간에도 고비는 친구들이었다. 그래서 주로 공부는 혼자 했는데 이곳에선 14시간 동안 붙어있고 잠도 같이 자고 밥도 삼시 세끼 같이 먹는데 안 생길 수 가 없었다. 또한 이곳에 온 마인드가 다른 학생들과 한 공간에 있으니 소란스러울 때도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러나 이곳을 나가서도 당연히 이런 상황, 친구들은 있을 것이고 그 때마다 환경 탓을 하며 불평불만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이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힘을 기르는 것을 나의 이번 캠프의 첫 번째 목적으로 세웠다. 또한 혼자 수학 진도를 나가다 보니 확실히 학원 다닐 때와는 차이가 나고 원체 만사에 느린 편이라 매일 14시간씩 공부하면 속도가 붙을 줄 알았는데 생각만큼 따라주지 않았다. 나름 걱정도 많이 하고 절망도 했는데 목사님께서 ‘빨리 하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다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한 번 공부하면 다 알아야 된다’ 라는 말씀을 해주신 것이 너무 큰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저번 겨울 방학 때 숙제를 다하기도 전에 진도를 너무 많이 나가서 다 토해버렸던 기억을 떠올리며 꼭꼭 씹어서 공부하는 것을 두번째 목표로 삼았다.

 

후반부로 갈수로 14시간 중에서 나만의 휴식시간도 만들고 아침마다 졸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주변 친구들은 너무 재미있었고 아침시간은 너무 졸렸다. 그럴 때 마다 30분 계획표가 도움이 되었다. 30분 마다 떠드는 나를 발견해 각성 할 수 있게 해주었고 10분만 늦게 시작해도 계획한 양을 할 시간이 확연히 줄어 들어서 긴장 할 수 있게 해주었다.

 

  윤민수 목사님께서는 14시간 내내 강단 위 에서 우리를 지켜 보셨고 끼니를 거르면서도 우리를 위해 주시는 모습이 누군가가 나를 격려 해준다는 생각에 공부하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공부에 도움이 되는 일이면 어떤 부담이 있더라도 가능하게 해주시고 또한 난방을 위해 급식을 위해 애써 주시는 모습도 감사하면서 한편으론 시간이 갈수록 야위어 가시는 모습에 죄송스러웠다. 그리고 정교사 선생님들도 너무 큰 도움이 되었다. 학원에 안 가고 혼자 공부하면서는 알기 힘든 팁들도 알려 주시고 개인적으로는 이 곳에서 제대로 공부를 하면서 내가 이과가 더 맞다 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때 이 시기를 경험한지 얼마 되지 않은 선배라는 점에서, 나를 가까이서 지켜보셨던 선생님 이라는 점에서 많은 조언을 해주셔서 지대한 도움이 되었다. 일대일 해주신 예지쌤과 상담해주신 현주쌤께 감사드린다.

 

 이제 곧 퇴소 인데 이곳에서 한달 동안 있으면서 제대로 공부도 해보고 내 적성도 알게 되고 공동체 생활에 대해 더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무엇보다 이제 내가 왜 공부를 해야 하고 하고 싶은지 국어 특강을 들으면서 더욱 확실하게 알게 되었고 아파가면서도 울면서도 공부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부모님이 주신 이 건강으로 몸 사려가며 공부하는 내 자신의 한심함을 느끼고 자극 받을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또 한가지 깨달은 것은 사람이 한번에 변하지는 않지만 1달간 조용히 나도 모르게 변했다는 것이다. 공부가 하고 싶고 재미있었다. 쉬는 일요일이 지루할 만큼 돌아가면 내 공부도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고 생활 패턴이 깨지지 않도록 도서관에 박혀서 공부하고 여기에서 했던 것처럼 30분 안에 밥 먹고 양치하고 노력하며 실천해야겠다.  돌아가서 2월 동안은 현주쌤의 추천대로 수2, 기하 벡터 한번 돌고 큐브도 국어도 성실하게 하기 위해 노력해야 겠다.

 

 

염수명 spp555520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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