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 캠프에 오지 마세요
시험 보기 일주일 전, 소위 ‘벼락치기’ 로 간신히 버텨 온 내 중학시절.
여느 방학들과 같이 이번 방학엔 또 뭘 하고 놀까 궁리하던 중, 저녁을 먹다 체할 소리를 들었습니다. 바로 부모님의 14시간 기억방 학습 캠프 권유였습니다.
솔직하게 이야기해서, 어느 누가 14시간 동안 앉아서 공부를 한다는 캠프를 반길 수 있을까요? 특히 공부를 귀찮아하고 하기 싫어하는 나에게는 부모님이 저런 권유를 하신다는 것 자체가 곤란한 일이었습니다. 공부를 해야 칭찬을 받고 인정을 받는다는 사실은 알겠지만, 내가 하고 싶다는 의욕과 그 목표가 없으니 그저 흐지부지 했었습니다. 또 제일 중요한 것은, 어떻게 얼만큼 공부를 해야 할지도 중학교 3학년이 끝나도록 모르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저는 99%의 외부압력과 1%의 자기반성으로 이 곳에 입소하게 되었습니다.
오기 전에 여러 번 들었던 말이 있습니다. 처음에 3일 정도는 캠프 적응 기간으로, 개인차에 따라 틀리지만 많이 힘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말이 와 닿지 않았었습니다. 14시간 동안 공부라고 막연하게 들었지, 직접 해 보지 않았으니 어느 정도까지 힘들지 감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별 생각 없이 첫 번 째 30분 계획표를 적고 신나게 시작했던 저는 결국 마지막에는 계획표 맨 아래의 두줄 평가란 에 ‘죽겠다’ 라는 말을 휘갈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말로 그렇게 한 3일 동안 많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또렷한 목표도 없었을 뿐 더러 5시간 동안 쉬지 않고 앉아 있는 것도 평소에 1시간 미만으로 앉아있던 저에겐 고역이었습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 앉아있는 훈련이 안 되어 있던 저에게 하루를 무사히 끝낼 수 있게 해 주던 것이 바로 30분 계획표였습니다. 나에게 30분이 얼마나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인지 깨닫게 해 주는 아주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계획표를 꼼꼼히 쓰고, 그 목표를 이루려고 30분씩 체크를 하다 보면 14시간은 정말 금방 지나간다는 것을 계속해서 느끼고 있습니다.
30분 계획표와 함께 또 캠프를 버티게 해 주는 중요한 역할은 바로 ‘친구’들입니다. 신나게 놀다가도 어느 샌가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주변 친구들을 보면, 잠시 쉴 생각을 했던 제가 부끄러워집니다. 이런 여러 가지 버팀목들과 함께 한 시간 한 시간 알차게 해 나가다 보면 하루가 훌쩍 끝납니다. 나의 실력 향상과 더불어 한 달이라는 긴 시간을 통해 찬찬히, 부담 없이 내 공부 법을 찾아 나갈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저는 저만의 공부 비법을 나름대로 찾아냈고, 이것을 토대로 고1 수학 (상) 과정을 모두 끝내고 두 번째 복습을 한창 해 나가고 있습니다.
또, 캠프 중간에 있는 볼펜데이, 큐브데이, 수학데이 등 여러 가지 다채롭고 공부에 도움이 되는 이벤트로 지루하지 않은 성취감을 꾸준히 느낄 수 있는 데에서 장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힘들 수 밖에 없는 이런 공부를 또 윤민수 목사님께서 든든히 지지해주시니 저희는 맘놓고 14시간 동안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공부하는 틈틈이 해 주시는 격려 말씀과 분위기를 풀어 주시는 농담 등으로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셔서 저희를 끝까지 놓지 않으셨습니다.
이제 캠프가 끝났습니다. 14시간씩 한 달을 해낸 지금의 저와 캠프 오기 전의 저의 모습을 떠올리니 그저 부끄럽고 웃음만 나올 뿐입니다. 남들이 14시간 동안 놀 때 저는 14시간 동안 공부했다 생각하니 단순히 기분의 좋음을 떠나 이제 무슨 일이 닥쳐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사실 이 캠프에 제 친구와 같이 오려고 이야기를 해 보았던 적이 있는데, 저는 지금 저 혼자 온 것에 너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이곳에서 이렇게 많은 것을 얻고 가는 것을 그 친구는 알고 있을까요? 못된 생각인 것은 알지만, 정말 남들에게 알려주기 질투가 나는 캠프인 것은 분명합니다. 아마 이곳에 온 거의 모든 학생들의 생각도 그럴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또, 이 캠프에 참여한 학생이라면 토요 공동체에서 계속 바른 공부습관을 잡아 나가는 것도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기회가 되는대로 참여하여, 꼭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는 제가 목표하는 꿈에 다다르도록 열심히 나아갈 것입니다.
이 캠프에 오지 마세요. 다소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이 캠프에서 얻어가는 모든 것은 저 혼자만 알고 싶을 정도로 소중하고 값지다고 생각합니다.
pet1023@naver.com
제목 : 이 캠프에 오지 마세요
시험 보기 일주일 전, 소위 ‘벼락치기’ 로 간신히 버텨 온 내 중학시절.
여느 방학들과 같이 이번 방학엔 또 뭘 하고 놀까 궁리하던 중, 저녁을 먹다 체할 소리를 들었습니다. 바로 부모님의 14시간 기억방 학습 캠프 권유였습니다.
솔직하게 이야기해서, 어느 누가 14시간 동안 앉아서 공부를 한다는 캠프를 반길 수 있을까요? 특히 공부를 귀찮아하고 하기 싫어하는 나에게는 부모님이 저런 권유를 하신다는 것 자체가 곤란한 일이었습니다. 공부를 해야 칭찬을 받고 인정을 받는다는 사실은 알겠지만, 내가 하고 싶다는 의욕과 그 목표가 없으니 그저 흐지부지 했었습니다. 또 제일 중요한 것은, 어떻게 얼만큼 공부를 해야 할지도 중학교 3학년이 끝나도록 모르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저는 99%의 외부압력과 1%의 자기반성으로 이 곳에 입소하게 되었습니다.
오기 전에 여러 번 들었던 말이 있습니다. 처음에 3일 정도는 캠프 적응 기간으로, 개인차에 따라 틀리지만 많이 힘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말이 와 닿지 않았었습니다. 14시간 동안 공부라고 막연하게 들었지, 직접 해 보지 않았으니 어느 정도까지 힘들지 감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별 생각 없이 첫 번 째 30분 계획표를 적고 신나게 시작했던 저는 결국 마지막에는 계획표 맨 아래의 두줄 평가란 에 ‘죽겠다’ 라는 말을 휘갈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말로 그렇게 한 3일 동안 많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또렷한 목표도 없었을 뿐 더러 5시간 동안 쉬지 않고 앉아 있는 것도 평소에 1시간 미만으로 앉아있던 저에겐 고역이었습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 앉아있는 훈련이 안 되어 있던 저에게 하루를 무사히 끝낼 수 있게 해 주던 것이 바로 30분 계획표였습니다. 나에게 30분이 얼마나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인지 깨닫게 해 주는 아주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계획표를 꼼꼼히 쓰고, 그 목표를 이루려고 30분씩 체크를 하다 보면 14시간은 정말 금방 지나간다는 것을 계속해서 느끼고 있습니다.
30분 계획표와 함께 또 캠프를 버티게 해 주는 중요한 역할은 바로 ‘친구’들입니다. 신나게 놀다가도 어느 샌가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주변 친구들을 보면, 잠시 쉴 생각을 했던 제가 부끄러워집니다. 이런 여러 가지 버팀목들과 함께 한 시간 한 시간 알차게 해 나가다 보면 하루가 훌쩍 끝납니다. 나의 실력 향상과 더불어 한 달이라는 긴 시간을 통해 찬찬히, 부담 없이 내 공부 법을 찾아 나갈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저는 저만의 공부 비법을 나름대로 찾아냈고, 이것을 토대로 고1 수학 (상) 과정을 모두 끝내고 두 번째 복습을 한창 해 나가고 있습니다.
또, 캠프 중간에 있는 볼펜데이, 큐브데이, 수학데이 등 여러 가지 다채롭고 공부에 도움이 되는 이벤트로 지루하지 않은 성취감을 꾸준히 느낄 수 있는 데에서 장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힘들 수 밖에 없는 이런 공부를 또 윤민수 목사님께서 든든히 지지해주시니 저희는 맘놓고 14시간 동안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공부하는 틈틈이 해 주시는 격려 말씀과 분위기를 풀어 주시는 농담 등으로 당근과 채찍을 병행하셔서 저희를 끝까지 놓지 않으셨습니다.
이제 캠프가 끝났습니다. 14시간씩 한 달을 해낸 지금의 저와 캠프 오기 전의 저의 모습을 떠올리니 그저 부끄럽고 웃음만 나올 뿐입니다. 남들이 14시간 동안 놀 때 저는 14시간 동안 공부했다 생각하니 단순히 기분의 좋음을 떠나 이제 무슨 일이 닥쳐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사실 이 캠프에 제 친구와 같이 오려고 이야기를 해 보았던 적이 있는데, 저는 지금 저 혼자 온 것에 너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이곳에서 이렇게 많은 것을 얻고 가는 것을 그 친구는 알고 있을까요? 못된 생각인 것은 알지만, 정말 남들에게 알려주기 질투가 나는 캠프인 것은 분명합니다. 아마 이곳에 온 거의 모든 학생들의 생각도 그럴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또, 이 캠프에 참여한 학생이라면 토요 공동체에서 계속 바른 공부습관을 잡아 나가는 것도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기회가 되는대로 참여하여, 꼭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는 제가 목표하는 꿈에 다다르도록 열심히 나아갈 것입니다.
이 캠프에 오지 마세요. 다소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이 캠프에서 얻어가는 모든 것은 저 혼자만 알고 싶을 정도로 소중하고 값지다고 생각합니다.
pet102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