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캠프 절대로 오지 마!!※
14시간 학습 기억방 캠프…… 아마 여기에 오기 전에 하루에 한번도 쉬지 않고 14시간씩 공부하는 곳 인줄 알았다면 정말 안 오려고 했을 것이다. 이 캠프의 신청은 부모님께서 하셨고, 내가 이 캠프에 대해 들은 것은 자기가 자기만의 목표를 세워서 자습을 하고 선생님들은 강의가 아닌 도움만을 주는 캠프라고 들었다. 그래서 ‘아, 뭐, 고등학교 가서도 학원을 계속 다닐 수는 없는 거고 갔다 오면 앞으로 확실히 나한테 도움이 되겠네……’ 라는 생각으로 부모님께 캠프에 참여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다. 그런데 그렇게 말씀을 드린 며칠 후 집으로 우편이 날라왔다. 캠프에 관해 온 우편이었다. 봉투를 뜯고 내용을 읽는 순간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내가 나의 의지로 참여하겠다고 한 캠프가 하루에 14시간을 공부하는 캠프라니…… 14시간.. 하루의 절반도 넘는 시간 동안 공부만 해야 한다니… 그래서 부모님께 다시 한번 생각을 해 보겠다고 말씀 드렸지만, 나는 어느샌가 캠프에 오는 차를 타고 있었다.
캠프에 오기 직전까지도 나는 내가 해낼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로 오기 싫었다. 어쨌든 캠프에 도착했고, 나는 짐을 들고 배정받은 숙소로 향했다. 숙소에서 쉬고 있다가 대강당으로 모이라는 말을 듣고 대강당으로 갔다. 가서 캠프에 대한 이런저런 설명을 듣고 나서 다시 숙소로 향했다. 첫째 날은 이렇게 쉽게 갔지만, 이제 다가올 345시간의 공부의 압박감이 나의 온 몸을 짓누르고 있었다.
월요일 캠프가 정식으로 시작하고 14시간의 공부를 시작하려는데, 뭔가 힘이 쭉 빠졌다. ‘2012년의 마지막 날인데…’, ‘다른 사람들은 다들 한 해의 마무리를 한다 어쩐다 하면서 놀고 있을 텐데…’ 같은 생각이 들면서 공부에 집중이 되지 않았고, 잠은 또 왜 이렇게 쏟아지는지 깜빡 졸아 버렸다. 물론 주위의 친구들이 깨워주고 선생님들께서 깨워주셨지만, 눈꺼풀이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것이라는 말이 맞는지 아무리 해도 잠이 잘 깨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나고 사흘째 아침 6:40분경이었다. 전의 이틀과 같이 졸고 있었는데, 팀장 선생님께서 다가오셔서 나를 깨우시더니 말씀하셨다. “일어나라! 다들 공부하고 있는데 잠이 오냐?” 다른 때 같았으면 그냥 한 귀로 듣고 다른 쪽 귀로 흘려버릴 말이었지만, 그 날은 왠지 그 말이 내 뇌를 강타했다. 그리고서는 일어나서 옆으로 빠진 다음 주위를 둘러보았다. 정말로 말 그대로 모두가 공부를 하고 있었다. 심지어 초등학생들도 공부를 하고 있었다. 중3, 아니 17살로서 저 어린 아이들도 힘을 내고 있는데, 졸면 안되겠다 싶어 정말 졸음과 사투를 벌이기 시작했다. 그 날부터 일어나면 바로 머리를 감았다. 세수 잠깐 하는 걸로는 잠이 깨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오래 물에 닿아있기 위한 방법을 찾은 것이다. 그리고 졸리면 옆으로 빠져 창문 바로 앞에서 일어나서 공부했다. 창문 앞은 그래도 시원한 공기가 있기 때문에 온풍기와 난방기, 그리고 높은 온도로 틀어주시는 윤민수 선생님 덕분에 더운 책상 앞보다는 잠이 덜 왔다. 그렇게 며칠을 힘들게 공부했다. 그렇게 한 이틀이 지나자 몸이 적응을 했는지 더 이상 아침에 졸리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에 버리는 시간 없이 14시간을 꽉 채워서 공부할 수 있었다.
그렇게 이 캠프에서의 힘든 일이 다 사라지나 했더니, 정작 힘든 일은 4주차에 나에게 다가왔다. 3주차까지는 그래도 체력도 남아있고 마음이 가라앉아 있었는데, 4주차가 되자 마음이 붕 떠버린 탓인지 아니면 지금까지 너무 힘들었던 탓인지 나의 체력이 바닥나 버렸다. 1주차의 잠은 문제도 아니었다. 감기가 심하게 온 것이었다. 나는 원래부터가 기관지가 약해서 감기가 오면 편도가 으레 붓는다. 거기에 비염까지 있어서 콧물이 끊이지 않는다. 거기에 열까지 나는지 몸이 으슬으슬하고 눈이 아팠다. 그래도 내가 공부하러 이 캠프에 왔는데 차마 병실에 가서 쉬겠다고 얘기는 못하겠고, 정말 억지로 아픈 걸 참아가면서 공부를 했다. 집에서라면 바로 이불 덮고 침대 속으로 들어갔겠지만, 내가 쉬려고 돈을 이렇게 많이 내고 여기 오지는 않았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정말로 들어가서 쉬고 싶지 않았다. 아마도 이런 상태에서도 내 정신을 붙들고 있을 수 있던 것은 여기에서 오기를 배웠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가장 궁금한 것은 실제로 14시간을 공부했는지 일거라고 생각한다. 결론부터 말을 하자면 실제로 14시간 공부를 했고 그것도 주중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했다. 사실 14시간을 공부한다는 것이 비상식적인 일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의심하고 믿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캠프에서 일반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하루에 14시간씩 공부 할 수 있는 아이들로 만든 세 가지 비결을 말하자면 ‘분위기’와 ‘30분 계획표’, 그리고 ‘윤민수 선생님’이다.
1. 분위기
인간이라는 동물은 고집이 세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할 것 같지만 의외로 분위기라는 것에 약하다. 이 캠프는 그 점을 백분 활용하고 있다. 170명의 학생을 데려다 놓고 일제히 14시간 공부를 시킨다. 여기서 보니 그 중 실제로 약 10명 가량은 적응을 못한 채 공부를 안하고 딴짓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위에서 얘기했듯 인간은 분위기에 잘 휩쓸리는데, 170명중에 그 놀고 있는 10명을 뺀 다수, 아니 절대 다수가 공부를 하면 공부를 하는 분위기, 그러니까 적막함 속에 펜을 쓰는 소리만 들리는 그런 공부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가 조성이 된다. 그러면 놀고 있던 소수도 괜히 뻘쭘해지고 자신이 뭔가를 잘못한 것처럼 느끼면서 그런 분위기에 휩쓸려 공부를 하게 된다.
2. 30분 계획표
이 30분 계획표라는 놈은 묘해서 ‘내가 이번 30분 동안 이것을 끝내겠다!’ 라고 목표를 잡아서 써 놓으면 그것을 완수하려고 애를 쓰게 된다. 완수하지 못하면 괜히 분하고 스스로 ‘아, 더 열심히 해야지. 이게 뭐냐?’, ‘뭐야, 너 이 정도밖에 안 되는 놈이었어?‘ 같은 식으로 피드백이 된다. 남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기 스스로가 문제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문제를 고치려고 노력을 하는 것이다. 거기에 30분마다 목표달성을 체크하도록 하니 30분마다 ◎이 나왔을 때의 성취감, 그 성취감은 너무 달아서 목마른 사슴이 옹달샘을 찾아 뛰어다니듯 열심히 공부해서 목표를 완수하고 싶게 한다.
3. 마지막으로 윤민수 선생님
사실 사진을 본 사람이면 누구나 알겠지만 별로 기가 세시거나 카리스마가 넘치실 것처럼은 생기시지 않으셨다. 거기에 목사님도 하고 계신다니까 더욱 뭔가 인자하시고 이해심이 많으실 것 같다. 물론, 실제로도 그러시고,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불편한 일이 생긴다면 양팔을 걷어 붙이시고 우리의 불편해소를 위해 수련원측과의 싸움도 마다하시지 않으신다. 이전에 난방문제가 생겼을 때 그러셨던 것 같이 말이다. 그러나 공부가 딱 시작되면 성격이 완전 180도 바뀌신다. 얼굴에서는 항상 있던 미소가 사라지고, 조그만 잘못에도 엄하게 학생들을 지도하신다. 카리스마…. 그 자체시다. 그런 모습을 보면 이전의 학생들의 한마디에 왜 윤민수 선생님의 카리스마에 대해서 써져 있었는지 충분히 알고도 남는다. 하긴 170명의 학생들을 묶어서 지도하시려면 너무 인자하시기만 하면 불가능하겠다는 생각도 들면서 그런 카리스마가 있는 이유도 이해가 된다. 위 세 가지의 팩터가 바로 이 캠프에서 14시간 학습이 가능해진 이유이고, 절대 집에서는 가질 수 없는 이 캠프만의 장점이다.
“사실 14시간 공부를 해서 성과가 나와야지 그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고 한 10시간 공부한 것보다 성과가 안 나오면 쓸모 없는 짓이 아니냐” 라던가 “공부도 잘 될 때 집중적으로 해야 효율적이지 무작정 한다고 공부가 잘 되겠어?”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하루 14시간 공부를 해서 달성한 것들을 몇 가지 나열해 보고자 한다. 먼저, 수학에서는 RPM 한 권을 5일만에 끝낼 수 있었다. 거기에 지금 공부 24일차 만에 실력 수학의 정석도 거의 끝나가고 개념원리도 한 권 끝나간다. 한달 만에 문제집을 세 권을 끝낼 수 있다. 영어에서는 먼저 하루 만에 영어단어를 800개 외운 날이 있었다. 그리고 TEPS 문제집을 한 권 다 풀었다. 집에서는 두세 달 만에 할 것을 이 곳에서는 한달 만에 끝낼 수 있었다. 물론 윤민수 선생님의 말처럼 권수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잘 아는 것이 더 중요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공부의 효율만을 따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고 좋은 성과를 내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하루 14시간 학습 기억방 캠프를 한달 동안 하면서 내가 낸 성과가 자랑스럽다. 그리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캠프에서 내가 배운 것이 아주 많지만, 그 중에서 몇 가지만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오기와 자신감을 으뜸으로 꼽겠다. 집에서는 의지박약, 오기가 없다, 끈기가 없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온 나이다. 하지만, 이 캠프에 와서 ‘오기’ 라는 것을 배웠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내가 정한 것을 해내고 말겠다는 강한 의지, 그것을 우리는 오기라고 부른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오기는 배우는 것이 아니고 태어나면서 가지고 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기는 몇 번의 훈련을 통해서 몸에 익힐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실제로 이 캠프에서 오기를 익혔고 그렇기에 자신 있게 위의 주장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감. 나는 자신감이 많이 부족한 아이다. 무대에 나가서는 말 한마디도 못하는 무대공포증에 처음 만난 사람 앞에서는 굳어버리고 카메라 앞에 서면 아무것도 못한다. 그런데, 이 캠프에 와서 이상하게도 자신감이 늘어 버렸다. 이 캠프에서 조의 연장자라고 조장을 맡아 해보고 단어 외우기 신기록을 세웠다고 앞에 나가 수상도 하고 단어 100개를 외운다고 시범을 보이기도 하고 카메라에 대고 인터뷰도 해보면서 그런 일들이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쉽게 되었다. 그런 것들이 가능 하려면 자신감이 있어야 된다고들 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 캠프는 나의 자신감 신장에도 좋은 영향을 끼친 것 같다.
집에 돌아가면 빠르면 바로 이 학습습관이 무너질까 두렵다. 그래서 토요 공동체에 들어서 하루 5시간씩 공부하고 올리면서 무너지지 않도록 잡으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토요 공동체에 가고 싶어도 집이 대전이라 가지 못한다. 그래서 사실 자신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나는 집에 간 그날부터 이곳에서 하듯이 30분 계획표를 매일 쓰면서 토요 공동체 학생들이 인증샷을 올리듯 올릴 것이다. 그렇게 해서 정석을 다 알 수 있을 때까지 반복을 하고 TEPS도 그렇게 계속 반복해서 점수를 여름방학까지 830으로 올릴 것이다.
이 캠프는 좋다. 다시 오고도 싶다. 그러나, 다시 올 것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No라고 대답할 것이다. 먼저, 그런 식으로 언제든지 다시 올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각오가 무뎌질 것 같다. 마치 외국에 나가 있을 때는 고추장을 가져가면 구할 수 없으니까 마지막 남은 그 조금까지도 긁어 먹는데 우리나라에 있을 때는 조금 남거나 숟가락에 묻은 것은 버리듯이 이 캠프에 내가 원하면 언제든지 다시 올 수 있다고 생각을 해 버리면 ‘뭐, 공부법 잊어버리면 캠프 다시 가서 배우고 오지.’ 같은 마음이 들면서 다짐을 못 지킬 것 같다.
마지막으로 제목에 대해서 설명을 하자면 이 제목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의 경쟁자들에게 날리는 말이다. 이 캠프에 오면 아주 많은 좋은 것들을 배워 갈 수 있기 때문에, 나 자신이 그랬기 때문에 절대로 경쟁자들에게는 오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고 싶은 캠프이기 때문이다. 절대로 캠프가 좋지 않아서 오지 말라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해는 하지 마세요~~(^^*)
mikaetaima@naver.com
※이 캠프 절대로 오지 마!!※
14시간 학습 기억방 캠프…… 아마 여기에 오기 전에 하루에 한번도 쉬지 않고 14시간씩 공부하는 곳 인줄 알았다면 정말 안 오려고 했을 것이다. 이 캠프의 신청은 부모님께서 하셨고, 내가 이 캠프에 대해 들은 것은 자기가 자기만의 목표를 세워서 자습을 하고 선생님들은 강의가 아닌 도움만을 주는 캠프라고 들었다. 그래서 ‘아, 뭐, 고등학교 가서도 학원을 계속 다닐 수는 없는 거고 갔다 오면 앞으로 확실히 나한테 도움이 되겠네……’ 라는 생각으로 부모님께 캠프에 참여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다. 그런데 그렇게 말씀을 드린 며칠 후 집으로 우편이 날라왔다. 캠프에 관해 온 우편이었다. 봉투를 뜯고 내용을 읽는 순간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내가 나의 의지로 참여하겠다고 한 캠프가 하루에 14시간을 공부하는 캠프라니…… 14시간.. 하루의 절반도 넘는 시간 동안 공부만 해야 한다니… 그래서 부모님께 다시 한번 생각을 해 보겠다고 말씀 드렸지만, 나는 어느샌가 캠프에 오는 차를 타고 있었다.
캠프에 오기 직전까지도 나는 내가 해낼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로 오기 싫었다. 어쨌든 캠프에 도착했고, 나는 짐을 들고 배정받은 숙소로 향했다. 숙소에서 쉬고 있다가 대강당으로 모이라는 말을 듣고 대강당으로 갔다. 가서 캠프에 대한 이런저런 설명을 듣고 나서 다시 숙소로 향했다. 첫째 날은 이렇게 쉽게 갔지만, 이제 다가올 345시간의 공부의 압박감이 나의 온 몸을 짓누르고 있었다.
월요일 캠프가 정식으로 시작하고 14시간의 공부를 시작하려는데, 뭔가 힘이 쭉 빠졌다. ‘2012년의 마지막 날인데…’, ‘다른 사람들은 다들 한 해의 마무리를 한다 어쩐다 하면서 놀고 있을 텐데…’ 같은 생각이 들면서 공부에 집중이 되지 않았고, 잠은 또 왜 이렇게 쏟아지는지 깜빡 졸아 버렸다. 물론 주위의 친구들이 깨워주고 선생님들께서 깨워주셨지만, 눈꺼풀이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것이라는 말이 맞는지 아무리 해도 잠이 잘 깨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나고 사흘째 아침 6:40분경이었다. 전의 이틀과 같이 졸고 있었는데, 팀장 선생님께서 다가오셔서 나를 깨우시더니 말씀하셨다. “일어나라! 다들 공부하고 있는데 잠이 오냐?” 다른 때 같았으면 그냥 한 귀로 듣고 다른 쪽 귀로 흘려버릴 말이었지만, 그 날은 왠지 그 말이 내 뇌를 강타했다. 그리고서는 일어나서 옆으로 빠진 다음 주위를 둘러보았다. 정말로 말 그대로 모두가 공부를 하고 있었다. 심지어 초등학생들도 공부를 하고 있었다. 중3, 아니 17살로서 저 어린 아이들도 힘을 내고 있는데, 졸면 안되겠다 싶어 정말 졸음과 사투를 벌이기 시작했다. 그 날부터 일어나면 바로 머리를 감았다. 세수 잠깐 하는 걸로는 잠이 깨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오래 물에 닿아있기 위한 방법을 찾은 것이다. 그리고 졸리면 옆으로 빠져 창문 바로 앞에서 일어나서 공부했다. 창문 앞은 그래도 시원한 공기가 있기 때문에 온풍기와 난방기, 그리고 높은 온도로 틀어주시는 윤민수 선생님 덕분에 더운 책상 앞보다는 잠이 덜 왔다. 그렇게 며칠을 힘들게 공부했다. 그렇게 한 이틀이 지나자 몸이 적응을 했는지 더 이상 아침에 졸리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에 버리는 시간 없이 14시간을 꽉 채워서 공부할 수 있었다.
그렇게 이 캠프에서의 힘든 일이 다 사라지나 했더니, 정작 힘든 일은 4주차에 나에게 다가왔다. 3주차까지는 그래도 체력도 남아있고 마음이 가라앉아 있었는데, 4주차가 되자 마음이 붕 떠버린 탓인지 아니면 지금까지 너무 힘들었던 탓인지 나의 체력이 바닥나 버렸다. 1주차의 잠은 문제도 아니었다. 감기가 심하게 온 것이었다. 나는 원래부터가 기관지가 약해서 감기가 오면 편도가 으레 붓는다. 거기에 비염까지 있어서 콧물이 끊이지 않는다. 거기에 열까지 나는지 몸이 으슬으슬하고 눈이 아팠다. 그래도 내가 공부하러 이 캠프에 왔는데 차마 병실에 가서 쉬겠다고 얘기는 못하겠고, 정말 억지로 아픈 걸 참아가면서 공부를 했다. 집에서라면 바로 이불 덮고 침대 속으로 들어갔겠지만, 내가 쉬려고 돈을 이렇게 많이 내고 여기 오지는 않았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정말로 들어가서 쉬고 싶지 않았다. 아마도 이런 상태에서도 내 정신을 붙들고 있을 수 있던 것은 여기에서 오기를 배웠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가장 궁금한 것은 실제로 14시간을 공부했는지 일거라고 생각한다. 결론부터 말을 하자면 실제로 14시간 공부를 했고 그것도 주중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했다. 사실 14시간을 공부한다는 것이 비상식적인 일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의심하고 믿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캠프에서 일반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하루에 14시간씩 공부 할 수 있는 아이들로 만든 세 가지 비결을 말하자면 ‘분위기’와 ‘30분 계획표’, 그리고 ‘윤민수 선생님’이다.
1. 분위기
인간이라는 동물은 고집이 세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할 것 같지만 의외로 분위기라는 것에 약하다. 이 캠프는 그 점을 백분 활용하고 있다. 170명의 학생을 데려다 놓고 일제히 14시간 공부를 시킨다. 여기서 보니 그 중 실제로 약 10명 가량은 적응을 못한 채 공부를 안하고 딴짓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위에서 얘기했듯 인간은 분위기에 잘 휩쓸리는데, 170명중에 그 놀고 있는 10명을 뺀 다수, 아니 절대 다수가 공부를 하면 공부를 하는 분위기, 그러니까 적막함 속에 펜을 쓰는 소리만 들리는 그런 공부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가 조성이 된다. 그러면 놀고 있던 소수도 괜히 뻘쭘해지고 자신이 뭔가를 잘못한 것처럼 느끼면서 그런 분위기에 휩쓸려 공부를 하게 된다.
2. 30분 계획표
이 30분 계획표라는 놈은 묘해서 ‘내가 이번 30분 동안 이것을 끝내겠다!’ 라고 목표를 잡아서 써 놓으면 그것을 완수하려고 애를 쓰게 된다. 완수하지 못하면 괜히 분하고 스스로 ‘아, 더 열심히 해야지. 이게 뭐냐?’, ‘뭐야, 너 이 정도밖에 안 되는 놈이었어?‘ 같은 식으로 피드백이 된다. 남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기 스스로가 문제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문제를 고치려고 노력을 하는 것이다. 거기에 30분마다 목표달성을 체크하도록 하니 30분마다 ◎이 나왔을 때의 성취감, 그 성취감은 너무 달아서 목마른 사슴이 옹달샘을 찾아 뛰어다니듯 열심히 공부해서 목표를 완수하고 싶게 한다.
3. 마지막으로 윤민수 선생님
사실 사진을 본 사람이면 누구나 알겠지만 별로 기가 세시거나 카리스마가 넘치실 것처럼은 생기시지 않으셨다. 거기에 목사님도 하고 계신다니까 더욱 뭔가 인자하시고 이해심이 많으실 것 같다. 물론, 실제로도 그러시고,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불편한 일이 생긴다면 양팔을 걷어 붙이시고 우리의 불편해소를 위해 수련원측과의 싸움도 마다하시지 않으신다. 이전에 난방문제가 생겼을 때 그러셨던 것 같이 말이다. 그러나 공부가 딱 시작되면 성격이 완전 180도 바뀌신다. 얼굴에서는 항상 있던 미소가 사라지고, 조그만 잘못에도 엄하게 학생들을 지도하신다. 카리스마…. 그 자체시다. 그런 모습을 보면 이전의 학생들의 한마디에 왜 윤민수 선생님의 카리스마에 대해서 써져 있었는지 충분히 알고도 남는다. 하긴 170명의 학생들을 묶어서 지도하시려면 너무 인자하시기만 하면 불가능하겠다는 생각도 들면서 그런 카리스마가 있는 이유도 이해가 된다. 위 세 가지의 팩터가 바로 이 캠프에서 14시간 학습이 가능해진 이유이고, 절대 집에서는 가질 수 없는 이 캠프만의 장점이다.
“사실 14시간 공부를 해서 성과가 나와야지 그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고 한 10시간 공부한 것보다 성과가 안 나오면 쓸모 없는 짓이 아니냐” 라던가 “공부도 잘 될 때 집중적으로 해야 효율적이지 무작정 한다고 공부가 잘 되겠어?”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하루 14시간 공부를 해서 달성한 것들을 몇 가지 나열해 보고자 한다. 먼저, 수학에서는 RPM 한 권을 5일만에 끝낼 수 있었다. 거기에 지금 공부 24일차 만에 실력 수학의 정석도 거의 끝나가고 개념원리도 한 권 끝나간다. 한달 만에 문제집을 세 권을 끝낼 수 있다. 영어에서는 먼저 하루 만에 영어단어를 800개 외운 날이 있었다. 그리고 TEPS 문제집을 한 권 다 풀었다. 집에서는 두세 달 만에 할 것을 이 곳에서는 한달 만에 끝낼 수 있었다. 물론 윤민수 선생님의 말처럼 권수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잘 아는 것이 더 중요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공부의 효율만을 따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고 좋은 성과를 내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하루 14시간 학습 기억방 캠프를 한달 동안 하면서 내가 낸 성과가 자랑스럽다. 그리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캠프에서 내가 배운 것이 아주 많지만, 그 중에서 몇 가지만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오기와 자신감을 으뜸으로 꼽겠다. 집에서는 의지박약, 오기가 없다, 끈기가 없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온 나이다. 하지만, 이 캠프에 와서 ‘오기’ 라는 것을 배웠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내가 정한 것을 해내고 말겠다는 강한 의지, 그것을 우리는 오기라고 부른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오기는 배우는 것이 아니고 태어나면서 가지고 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기는 몇 번의 훈련을 통해서 몸에 익힐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실제로 이 캠프에서 오기를 익혔고 그렇기에 자신 있게 위의 주장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감. 나는 자신감이 많이 부족한 아이다. 무대에 나가서는 말 한마디도 못하는 무대공포증에 처음 만난 사람 앞에서는 굳어버리고 카메라 앞에 서면 아무것도 못한다. 그런데, 이 캠프에 와서 이상하게도 자신감이 늘어 버렸다. 이 캠프에서 조의 연장자라고 조장을 맡아 해보고 단어 외우기 신기록을 세웠다고 앞에 나가 수상도 하고 단어 100개를 외운다고 시범을 보이기도 하고 카메라에 대고 인터뷰도 해보면서 그런 일들이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쉽게 되었다. 그런 것들이 가능 하려면 자신감이 있어야 된다고들 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 캠프는 나의 자신감 신장에도 좋은 영향을 끼친 것 같다.
집에 돌아가면 빠르면 바로 이 학습습관이 무너질까 두렵다. 그래서 토요 공동체에 들어서 하루 5시간씩 공부하고 올리면서 무너지지 않도록 잡으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토요 공동체에 가고 싶어도 집이 대전이라 가지 못한다. 그래서 사실 자신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나는 집에 간 그날부터 이곳에서 하듯이 30분 계획표를 매일 쓰면서 토요 공동체 학생들이 인증샷을 올리듯 올릴 것이다. 그렇게 해서 정석을 다 알 수 있을 때까지 반복을 하고 TEPS도 그렇게 계속 반복해서 점수를 여름방학까지 830으로 올릴 것이다.
이 캠프는 좋다. 다시 오고도 싶다. 그러나, 다시 올 것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No라고 대답할 것이다. 먼저, 그런 식으로 언제든지 다시 올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각오가 무뎌질 것 같다. 마치 외국에 나가 있을 때는 고추장을 가져가면 구할 수 없으니까 마지막 남은 그 조금까지도 긁어 먹는데 우리나라에 있을 때는 조금 남거나 숟가락에 묻은 것은 버리듯이 이 캠프에 내가 원하면 언제든지 다시 올 수 있다고 생각을 해 버리면 ‘뭐, 공부법 잊어버리면 캠프 다시 가서 배우고 오지.’ 같은 마음이 들면서 다짐을 못 지킬 것 같다.
마지막으로 제목에 대해서 설명을 하자면 이 제목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의 경쟁자들에게 날리는 말이다. 이 캠프에 오면 아주 많은 좋은 것들을 배워 갈 수 있기 때문에, 나 자신이 그랬기 때문에 절대로 경쟁자들에게는 오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고 싶은 캠프이기 때문이다. 절대로 캠프가 좋지 않아서 오지 말라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해는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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