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달라진 순간, 학생들의 생생한 후기 

2016 겨울캠프 학생후기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 고1 이도영

인도에서 아빠랑 통화를 하던 어느 날, 나는 뜻밖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인도에서 4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면서 여름방학 이외에는 한국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이번 겨울방학에는 한국으로 오라는 말을 들은 것이다.

한국에 갈 수 있다는 기쁨도 잠시, 아빠는 나더러 ‘한국에 오면 공부 안 하고 집에서 놀 것이 뻔하니까 이번 기회를 통해서 공부하는 습관도 기를 겸, 스터디 캠프를 가 보는 게 어때?’ 라고 물어보셨다.

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나는 흔쾌히 허락을 했고, 이미 결정된 일이였으므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했다.

처음에 14시간동안 공부를 한다고 들었을 때 처음 든 생각은

‘난 진짜 죽었다.’가 아닌, ‘내가 진짜 해낼 수 있을까?’였다. 긍정적으로 받아 들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나는 하기 싫다는 생각 보다는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더 컸다.

‘이럴 때 아니면 내가 언제 14시간 동안 공부해 보겠어?’,

‘미래에 커서 생각해 보면 이 모든 것을 할 수 있었음에 감사 할 것이 틀림없을 거야.’ 라는 생각들은 캠프를 오기 전이나, 캠프에서 공부 할 때 동안이나 항상 내 머릿속에서 맴돌던 생각들이다.

14시간 공부 캠프의 좋은 점은 무엇보다도 자신이, 누가 시켜서 하는 공부가

아닌, 스스로를 관리해가면서 하는 공부를 한다는 것이다.

이 세상의 이치는 항상 그렇다. 누가 시키면 더 하기 싫어지는 법이다.

단언컨대, 이 캠프를 오게 될 학생들은 부모님의 절대적인 강요로 오게 될 학생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면 당연히 공부가 하기 싫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학생들에게 꼭 말해주고 싶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3주 동안 억지로 하든 재미있어서 하든, 결국에는 꼭 하게 될 공부이다.

어차피 하게 될 일 조금만 긍정적으로 생각을 바꿔서 공부를 한다면, 처음에는 하기 싫었던 공부가 시간이 지나면서 재미있어 질 것이다.

처음 입소했을 때 윤민수 원장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 주셨다.

3주차가 다 끝나고 나면 캠프에서 살고 싶다고 하는 아이들도 몇몇 있다고. 처음에는 ‘무슨 그런 애들이 다 있어? 거짓말 아니야?’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3주차가 되고, 캠프가 며칠 안 남으니까 나도 때때로 그런 생각이 들곤 한다. 캠프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까지는 아니더라도, 나에게 가끔은 14시간동안 공부 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서 생활하다 보면 분명히 이 14시간 공부하던 습관은 하늘 저 멀리로 날아갈 것이다.

어떻게 생각 해 보면 3주 동안 열심히 적응했는데 이 것이 며칠 사이에 무용지물이 될 것을 생각하면 아깝기도 하다. 하지만 이 캠프를 통해서 얻어 갈 수 있는 것이 공부 습관만이 아니었으므로 나는 캠프가 끝나고 나서도 규칙적으로 계획을 세워가며 공부할 생각이다.

공부하는 중간 중간에 윤민수 원장님께서 좋은 말씀을 해 주실 때가 많다.

이 말들이 14시간이라는 긴 공부시간 동안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는 힘이

되어 준다. 공부를 하는 도중에 막막할 때, 무심코 시계를 봤는데

아직도 7시간이나 남았을 때, 원장님의 말씀은 마치 사막을 거닐다 발견하게 된 오아시스 같은 존재이라고나 할까?

처음 1주일 동안은 원장님께서 우리와 함께 14시간 동안 같이 있으셔서

원장님께서 중간에 말씀하셨을 때 오히려 공부에 흐름이 끊인 거 같은 느낌이 들었었는데 2주차 때 원장님이 자리를 비우시게 된 사이에 그 말들의

고마움과 중요함을 뼛속 깊이 느꼈다.


‘공부는 앎이다. 알 때 까지 공부하라.’는 캠프의 모토이다. 어떻게 보면 이 글귀가 잔인하게 들릴 수 도 있다.

알 때 까지 공부하라니까 마치 이 것이 오랜 시간 공부하라, 또는

죽을 때 까지 공부하라는 의미로 와 닿는 것이다.

하지만 이 글귀의 진정한 의미는 그렇지 않다. 몇 시간을 하던 간에 알기만

하면 된다. 얼마나 오랫동안 앉아서 책을 보고 있냐는 절대로 ‘앎’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듯, 알 때 까지 공부하면 알 때까지 공부 해 보지 못한 사람들은 느껴보지 못 한 희열과 기쁨을 만끽하게 될 것이다. 모르던 문제 하나하나를 해결 해

나갈 때 마다 마치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사람이라도 된 듯 자신감을 얻고, 덕으로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추진력도 얻게 된다.

깨우치면서 공부하는 맛을 들인다는 건, 마치 헤어 나올 수 없는 마약에 중독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공부 하는 방법만 알려주는 캠프가 아닌,

공부하는 맛을 들여 주는 캠프이다. 이 캠프를 통해서 끈기가 없던

나는 14시간동안 움직이지 않고 앉아서 공부하는 방법을 배웠고,

나도 14시간동안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캠프에서 얻게 되는 것들은 이에 가치를 판단 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것 들이다.

앞으로 인생에서 이 것들이 무척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는 것을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런 후기 글 들을 읽고 분명히 ‘14시간 공부? 해본 사람들 얘기 들어보니까 별거 아니네.’ 하시는 분들도 당연히 있을 것이다.

처음 3일에서 5일은 정말 힘들다. 아침 6시에 일어나서 11시 30분까지 공부를 하다가 자니까 생활습관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집중을 하려고 해도 도저히

집중을 할 수 없는 상황도 매우 많다.

하지만 며칠만 죽기 살기로 버티다 보면 이것도 할 만 하다. 2주 차가 되면 시간이 거짓말 같이 빠르게 지나간다. 윤민수 원장님의 말을 빌리자면,

정말로 아침에 눈 뜨자마자 다시 자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내가 하루 종일 뭐했는지도 모르게 시간이 정말 빨리 간다.

캠프에 참여 하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도저히 14시간 동안 공부를 할 자신이 없다 하시는 분들에게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인생을 살면서 한 번쯤은 죽기 살기로 공부해 보지 않겠냐고.

이메일: dylee99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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