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6번 참가자의 후기.

윤시온
2023-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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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학교 때부터 공부하는 애들을 보면 한심하고 혐오스럽다고 여기는 별종의 아이었다. 그 정도로 공부를 싫어했다. 그렇게 시험 때도 공부를 하지 않았고 점수는 늘 바닥이었다. 나는 공부가 너무나도 하기 싫었기에 피아노 전공을 한다고 했다. 예고에 입학하면 싫어하는 공부보다 피아노를 더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앞선 것이다. 이 생각으로 예고입시 준비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미 피아노 전공을 하기에는 늦은 시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게다가 집안사정은 값비싼 레슨비를 감당하기에 어려웠다. 고민하던 중 중3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어쩔 수 없이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할 목표가 생기게 되었다. 그나마 3학년 때 부터는 시험이라는 것이 다가오면 책을 보게 되었고 처음으로 열심히 공부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입학생360명 중 337등의 등수로 진접고에 입학하게 되었다.

안도의 한숨과 함께 나는 친구들이랑 겨울 방학동안 매일매일 어떻게 알차게 놀지 계획을 세워 놓았다.

그런데 이런 나의 즐거운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되었다. 그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하루에 14시간 공부하는 팡 스터디 캠프란 곳에 가야한다는 통보였다.

나의 부모님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한 번 결정하시면 좀처럼 취소하거나 변경하지 않으신다. 그것을 잘 아는 나로서는 다소 두려웠지만 단지 공부 열심히 하라고 겁주는 정도로 생각했다.

이러한 나의 생각은 정말 착각이었다. 나는 생전 처음으로 하루에 14시간동안 자기 스스로 공부하는 캠프에 가게 되었던 것이다.

정말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나는 그렇게 그곳에 가 있었다.

입소 후 3일 만에 나는 ‘이러다 정말 돌거나 죽겠구나.’ 하는 생각에 무조건 집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하고 집으로 보내달라고 했다. 그렇게 나는 300명중 퇴소할 위기에 처한 1%에 속한 관심병사가 되어 있었다. 상담을 맡았던 나의 담당선생님께서는 막무가내로 가겠다고 우기는 나에게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셨다.

‘너는 패배의식에 쩔어 있어.’

나는 이 말을 듣고도 별 느낌 없이 ‘그래 난 그래’하고 생각하며 그냥 나가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

결국 일주일을 채우지 못하고 퇴소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집에 돌아와 쉬면서 생각을 하는데 나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캠프에서 지금도 14시간을 자신과 싸우며 공부하는 동갑 학생들이나 나보다 어린 중학생들을 생각해 보니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나와 같은 동급생들은 1년 이상 선행학습을 하고 있는데 나는 2년 이상 뒤쳐지고 있는 상황임에도 집에서 쉬고 있다는 것이 자존심상하고 부끄러웠다.

그래서 다시 마음을 잡고 부모님께 다시 캠프에 들어가고 싶다는 말씀을 드렸다. 부모님은 대견해 하시며 격려와 함께 나의 몸은 또 다시 지옥 같은 캠프를 향하게 되었다.

나도 열심히 공부한다면 분명히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용기를 내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나는 14시간이라는 시간동안 공부하며 나 자신과 싸우는 전투를 벌였다.

그리고 캠프를 나와서도 토공을 하면서 하루에 최소 5시간씩 공부하여 정말 놀랍게도 고1 첫 중간고사에서 수학 1등급을 맞게 되었다. 비록 다른 과목들은 공부를 하지 못해서 점수가 낮았지만 그래도 열심히 해서 2학기에는 학교 기숙사에도 들어갔다.

중3겨울방학을 시작으로 봄 미니 캠프 + 토공 여름캠프 + 토공 또다시 겨울캠프, 봄 미니캠프. 그렇게 한 번도 어려워 퇴소했던 내가 나의 황금 같은 모든 방학을 팡 스터디와 함께했다.

그렇게 캠프이후 잠을 4시간 자면서까지 공부를 해서 고1 2학기 중간고사에서는 전교370명중에 35등을 하게 되었다. 초등학교 때도 상상하지 못했던 등수이다.

이러한 나의 발전은 EBS에도 나가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은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았다. 나는 토끼띠다. 토끼와 거북이처럼 나야말로 전형적인 토끼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나는 또 다시 공부에 대한 자만과 나태함에 빠지게 되었다.

고2에 들어서 혼자 할 수 있다며, 토공을 하지 않아서 드디어 나에게 자유가 생기게 되었다. 그 결과 나에게 있던 공부에 대한 생각엔 또다시 즐거움이라는 것이 차지하고 있었고, 한 학기라는 어마어마하게 귀한 시간에 열심을 내어 놀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공부라는 생각이 들어가기에는 나의 삶이 너무나도 행복했다.

14시간씩 공부했던 기억은 이미 지워진지 오래이며 다시는 그런 살인적인 캠프에는 들어가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부모님께도 가지 않겠다고, 강하게 말씀드렸다. 부모님께서도 반은 포기 하는 마음이셨는지 허락을 하셨다.

그렇게 나의 기다리고 기다리던 방학이 다가오고 있었다.

방학을 몇 주 앞 둔 어느 날 원장님께 전화가 왔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왠지 모르게 불길한 생각이 든다. 예감은 적중했다.

부모님께 간신히 허락을 받아 3주의 화려한 계획을 세웠건만 또 다시 수포로 돌아갔다. 그렇게 이번 여름방학도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14시간 지옥캠프에 들어가게 되었다.

나의 의지로 들어간 것이 아니었기에 또 다시 간 캠프에서도 난 그저 수동적으로 앉아 공부하는 척을 하며 여러 가지 핑계를 찾아 집으로 탈출할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러나 원장선생님께서 하루 14시간씩 같이 서 계시고 우리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고, 좋은 말씀을 들으며 또 헬퍼 선생님들의 경험을 들으며 1주일이 지나자 이제 정말 나에게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고, 어차피 나가지 못할 거라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으로 공부를 하다 보니 정말 알차게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하루 14시간의 공부, 캠프 하루의 시간 동안 나는 거의 평소의 1~2주 분량의 공부를 했다. 이 극한의 체험을 하고 나면 못 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고등학생으로서의 시간은 이제 1년 반 정도 남아 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모두에게 하루 24시간이라는 시간이 주어지지만 누군가는 하루 14시간을 공부 할 수 있고 누군가는 하루 1시간도 공부하지 않을 수 있다.

나는 캠프기간 중 나에게 남아있는 학창시절을 꿈을 향해 달려 나가는데 사용할지 꿈은 잠시 뒤로 한 채 당장의 즐거움을 위해 사용할지를 잘 생각하게 되었다.




이제는 정말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해 나 자신과의 치열한 전투를 할 것이다. 그리고 하고 있다.




우리들에게 꿈을 심어주시고 꿈을 향해 달려가게 해 주시는 윤민수 원장님 존경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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