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 팡스터디캠프 가기 전 필수후기 - 14조 중3 강재욱

윤시온
2023-05-03
조회수 782

처음에 친구의 추천으로 팡스터디를 알게 됐는데

애초에 놀기도 힘든 시간인 14시간을 공부한다는 얘기를 듣고 엄청 놀랐었고 또 3주 동안이나 그렇게 공부한다는 소식을 듣고 극심한 충격을 받았다.

보통 중학교의 방학은 25~28일인데 3주가 빠지면

일주일에서 4일밖에 방학을 즐기지 못한다는 게

너무 힘들고 비참해 보였다.




그래서 처음에는 ‘솔직히 시간도 아깝고 왜 그렇게 사냐?’

라고 생각할 정도로 한심해 보이기도 했었다.

일단 내 얘기를 하자면 난 학교에서

공부를 그렇게 잘하는 편이 아니다.

수학은 중1 때부터 손 놓은 지 오래고

영어도 단어를 안 외워서 못하고 문법은 시작도 안 하고

그나마 듣고 푸는 건 좀 나은 편이었다.




국영수에서 2개를 포기하고도 하위권이 아닌 이유는

다른 과목에는 좀 재능이 있었는지 그나마 상위점수를 받아서

간신히 중위권을 유지 중 이었다.

이런 나의 성적 때문에 나는 수학과 영어를

다시 시작하겠다는 마음으로 팡스터디에 들어갔다.

난 평소에도 매우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낙천적이게 살아가기 때문에

막상 들어가면 공부할거라고 내 자신을 무한적으로 신뢰하고 있었다.

도착한 첫날은 방에 있으면서 좀 쉬면서

‘이렇게 천천히 쉬어가면서 하는구나. 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면서 보냈다.




둘째 날부터 6시 기상이 시작됐다.

난 매우 잠이 많은 편이라 아무리 못자도

하루에 8시간 이상은 꼭 자주어야 한다.

근데 6시부터 기상해서 공부하라니 정말 일어나는 1분이

한 시간 같이 힘들었다.

아침식사도 일어나서 바로 먹는 게 아니라 1시간 공부 후

식사를 한다는 것도 나름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리고 식사를 끝내고 약 30분가량 숙소에서 쉬고 오는 줄 알았는데

정말 밥만 먹고 바로 공부였다.

어쨌든 여기에 맞춰가도록 노력하면서 아침을 먹고

공부를 시작했는데 아침은 그럭저럭 버틸 만 했다.




근데 점심이 끝난 시간이 너무 고통스러웠다.

점심 먹기 전에 1시간정도 낮잠시간이 있는데

처음에는 그 시간에 친구들과 얘기하면서 놀려는 생각을 했다.

근데 막상 닥쳐보니 잠이 너무 와서 일어날 힘도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1시간을 푹 자고 일어났는데 너무 피곤해서 움직일 시간도 없는 것이었다.




아까 전에도 말했듯이 난 잠이 매우 많은 성격이다.

잠을 한 번 자면 최소 2시간정도 자야 푹 자는데

1시간 밖에 자지 못했으니 당연히 피곤할 수 밖에 없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점심식사를 끝낸 후 책상에 앉았는데

가뜩이나 피곤한 몸에 배를 가득 채우니

잠이 와서 견딜 수가 없는 것이었다.

잠이 많은 나는 이 악물고 깨려고 노력했지만

이미 내 몸은 내 것이 아니었다.

덕분에 윤민수 선생님한테도 14시간 공부 중에

10시간을 조는 아이라고 낙인이 찍혔다.

윤민수 선생님한테 기억된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긴 하지만

잠충이라는게 영 맘에 들지 않았다.

내가 가장 신기하다고 생각한 것은 캠프에서 300명가량의 학생들이

한꺼번에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는 것이었는데

솔직히 나는 혼자 공부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다.

공부하는 건 학생의 마음가짐에 따른 거지

몇 명을 앉혀놓고 하든 안 할 사람은 끝까지 안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하지만 나름 색다른 방법이긴 했다.




그 다음 이곳에서 가장 나한테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은

헬퍼선생님들의 강의였다. 각각 sky라 불리는 명문대에

나오신 대학생선생님들이 공동체 학습 중

자신의 공부비법과 학창시절에 대해서 설명하시는 것인데

반복되는 일상과 14시간공부의 괴로움 중에서

마음을 다잡게 해주시는 좋은 코너였다.

그리고 대학생선생님들이 가르쳐 주시는 점에서 좋았던 것이

나이차이가 많이 안 나니까 관심사가 비슷하고 친숙하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이곳의 가장 큰 마스코트인 30분 계획표가 있는데

매번 30분씩 계획을 쓰고 평가하는 제도이다.

그래서 30분 간격으로 대강당에는

“30분계획표작성하자”, “30분계획표작성하고평가하세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짧은 단위로 평가하고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활용도가 뛰어난 것 같다.



덕분에 나도 천천히 수학에 대해서 알아가고 있으며

영어도 실력이 상당히 오른 거 같음을 느낀다.

그리고 나름 직접해보니까 방학 때 집에 있으면

뒹굴뒹굴 놀기만 할 건데 이렇게 공부해보니

같은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그 시간의 값어치가 달라지는지 알 것 같다.

내 21일 희생한 거 치고는 매우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이제 남은 4일 동안 열심히 공부하고

덜 졸도록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나처럼 공부보다 노는 걸 훨씬 좋아하는 학생들한테 이 캠프를 권한다.

sakata939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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