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하는 말은 전부 진실입니다> - 중3 남지원

윤시온
2022-04-12
조회수 226

<지금부터 하는 말은 전부 진실입니다> - 중3 남지원


나는 14시간 자기주도학습캠프가 이번으로 두 번째이다. 사실 나도 내가 왜 이런 곳을 또 온다고 했는지 정말 잘 모르겠다. 이곳에 있는 3주 내내 그것을 후회했다. 분명 저번 겨울캠프를 떠나며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했던 기억이 나는데 왜 그랬을까?

무엇이 되었든 결국에는 다시 이곳에 왔다... 또 한 번 하루 종일 정말 제대로 된 쉬는 시간 한번 없이 계속 앉아서 책만 봐야하는 곳에 왔다. 그래도 두 번째 오니 다른 아이들보다는 훨씬 적응도 빨랐고 다들 힘들어하는 일주일 계획 세우는 것과 다음날 계획 세우는 것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나는 이곳에 와서 중3 1학기 수학책 한권과 정석 반 권, RPM 반 권을 봤다. 정말 아무 도움 없이 혼자서 수학 진도를 빼는 것은 힘든 것임을 또 한 번 느꼈다. 원래 방학 때는 매일 9시에 일어나서 밥 먹고 책상 앞에 잠깐 앉아 있다가 핸드폰 하다가 점심 먹으면서 티비보고 학원 숙제하고 저녁 먹고 학원 갔다 와서 잘 때까지 계속 쉬는 일상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여기 와서 자그마치 3시간이나 일찍 일어나서 다른 것도 아니고 ‘공부만’ 하는 생활이 반복되었고 그것에 익숙해져가는 자신이 대견하고 한편으로는 불쌍한 생각도 들었다.

여기 와서 공부는 정말 질릴 정도로 했다. 그러나 저번 캠프에 비해 이번에는 불만 사항이 좀 있었다. 저번 캠프의 가장 큰 불만사항 중 하나였던 밥은 그나마 아주 조금은 개선된 것 같았다. 그러나 ‘지하4층’에서 공부를 하고 ‘지하2층’에서 밥을 먹는다는 것은 안전상의 걱정도 있었을 뿐더러 매일 바깥공기를 하루도 쐬지 못하니 답답하고 불쾌했다. 또, 강당이 작아서 인원을 모두 수용할 수 없어 대략 6개 정도의 조(약 90명)이 돌아가면서 복도에서 공부하였는데 굉장히 어수선하고 추웠다. 온도 편차가 너무 심해서 난로 바로 앞은 덥고 좀 떨어진 곳은 매우 춥고 강당에서도 문 쪽은 너무 추웠다.

그래도 친구들과 헬퍼 쌤들, 관리 쌤들과 함께 고생하며 공부만을 위해 지낸 3주는 매우 특별했던 것 같다. 특히 우리 25조 효은쌤 진짜ㅠㅠㅠ 너무 감사했어요.ㅠㅠㅠ 공부 상담도 굉장히 잘 해주시고 생활면에서도 너무 많이 챙겨주신 것 같아요ㅜ 절대 못 잊을 것 같아요. 저희 층 관리쌤 예본 쌤이랑 혜진 쌤도 너무 사랑해요♥ 현진 쌤도ㅠㅠ 너무너무 보고 싶을거에요♥ 그리고 지금 헬퍼 쌤 병수 쌤도 감사해요ㅜ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헬퍼 쌤들과 일대일 쌤들도 질문하면 설명을 아주 열심히 해주셔서 질문했던 문제들만큼은 모두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삼국지와 특강을 통해서 쌤들의 이야기를 대략적으로 들으며 ‘저 정도 해야지 명문대를 갈 수 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었고 더욱 공부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였다. 특히 삼국지는 매년 조금씩 다른 느낌으로 재밌었던 것 같다. 올해 레크리에이션이 없어서 조금 아쉽긴 했으나 1주 늦게 와서 4주차까지 있어야 하는 나로서는 오히려 끝나가는 느낌을 주지 않아서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1주 늦게 와서 2017년의 마지막과 2018년의 처음을 여기서 보내지 않아도 되었었지만 약 400명 정도가 간 후 휑한 강당을 보는 것은 조금 서러웠다. 남들이 할 때 같이 해야 마음이 편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왕 이렇게 느끼게 된 거 적어도 남들이 모두 공부하는 고3때 까지는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방학 때 혼자 공부한다는 느낌을 없애주고 휴대폰과 인터넷의 결핍으로 바깥세상과는 단절 되었지만 그렇기에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캠프인 것 같다. 작년 캠프와는 사뭇 달리 이번에는 확실한 공부 동기를 얻게 된 것 같아서 집에 가서도 계속 되새김질하며 공부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난 14시간동안 공부만 해본 사람인데 그깟 5시간 못하겠어?” 같은 생각도 해서 큰 의미부여가 되었던 것 같다. 이곳에서 쌓은 근성과 노력을 가지고

가서 가정에서도, 그리고 혼자 공부를 해야 될 때도 충분히 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14시간캠프는 이런 곳이다.

-남지원(ashley049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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