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달라진 순간, 학생들의 생생한 후기 

2018 여름캠프 학생후기

가식 따위 없는 솔직한 후기, 14시간 공부캠프에 대해서 - 중3 최유경

대부분의 학생들은 흔히 “중학교 때는 놀아도 돼 고등학교 때부터 열심히 하면 되지.” 라며 하루살이처럼 놀러 다니기만 했다. 그 하루살이들 중 한명이 나였다. 공부는 열심히 한 만큼 나오듯이 , 내 점수는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다. 늘 성적표를 가지고 집에 들어가기가 두렵고 무서웠다. 이런 일상을 보내며 아무 생각 없이 살다보니 어느새 3학년이 되어있었다. 3학년 때부터는 시험기간 며칠 전부터 꽤 열심히 공부를 했지만 3학년 1학기 기말고사까지 내 점수는 좀처럼 오를 생각을 하지 않았다. 1학기 성적표를 부모님께 보여드린 후 며칠 뒤, 부모님께서 기숙학원에 들어가 보지 않겠냐고 물어보셨다. 사실 말만 권유였지 강제 기숙사행 이었다. 내 피 같은 여름 방학을 기숙사에서 보내라는 말을 듣고 싫다고 난리를 쳤지만 , 결제까지 하신 부모님의 빠른 판단력을 이기진 못했다. 

그렇게 7월 23일, 14시간 자기주도학습캠프에 오게 되었다. “설마 첫날부터 공부를 하겠어?"라는 생각을 가지고 이곳에 오면 절대 안된다. 첫날부터 공부를 했다. 정말 죽는줄 알았다. 일단 날 이곳으로 보내신 부모님이 상당히 원망스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진심으로 집에 가고 싶었다. 이곳은 아침 6시가 되면 호루라기 소리가 울려 퍼지며 자고 있던 학생들을 깨운다. 그렇게 하루가 시작되어 대강당에 가서 30분마다 삼계표를 (30분 계획표) 쓰며 공부를 하다보면 하루가 끝나있다. 난 4일정도 적응을 하지 못했다 . 너무 힘들었고 탈출 생각도 해봤지만 집에서 너무 멀어서 포기했다. 반포기 상태로 멍도 때려보고 별짓을 다해봤지만 14시간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훨씬 긴 시간이었다. 21일동안 매일 14시간 공부, 약 300시간. 내 3개월 치 공부시간을 3주 동안 하게 되었다. 핸드폰도 없고 주위를 둘러보면 나같이 캠프에 온 약 400명의 사람들이 공부를 하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분위기에 따라 공부를 하게 되었다.


첫 주가 지나자 점점 익숙해졌다. 수학을 제일 싫어했던 내가 책을 거의 다 풀 수 있게 되었고 한 번 사면 3쪽도 안 쓰고 버리던 연습장 한 권을 다 썼다. 나처럼 공부에 딱히 흥미가 없던 사람이 공부 습관이 잡히고 못하던 과목에 흥미를 붙이게 된 걸 보면 이 캠프가 상당히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국어, 영어책도 3권정도 끝냈다. 그 외에 약 10권정도의 책을 많이 풀었다. 하루하루 계획을 짜고 풀다보니까 스스로 계획을 짤 줄 알게 되었고 예전의 내가 얼마나 공부를 안 했던 건지 알 수 있었다. 이곳에 와서 제일 많이 변한 건 시간 개념이었다.


예를 들면, 예전의 내가 3시간을 공부했다면 “와 3시간이나 공부했네. 오늘 공부는 끝내야겠다.” 라는 반응을 보였다면 지금은 “3시간만 버티면 잔다. 완전 조금 남았네.” 같은 반응을 보인다. 솔직히 3주 만에 과연 사람이 변할까 라는 생각을 가진 채 이곳에 들어왔는데 정말 변한 것 같다. 특히 4시, 8시마다 멘토 특강 이라는 걸 하는데, 명문대 출신의 헬퍼 선생님들 또는 1대1 선생님들께서 30분 동안 공부법, 공부하게 된 계기 등을 발표해주셔서 많은 동기부여가 되었고 공부 중 원장 선생님이 가끔 학생들에게 좋은 조언들을 많이 해주셔서 힘든 순간마다 많은 도움이 되었다. 특히 2주차때 “삼국지“라는 프로그램을 실시하였는데,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학생 선생님들께서 학교별로 팀을 나누어 각자의 학교를 설명해주시고 홍보를 하여 꿈에 대한 목표를 정할 수 있게끔 해주셨다.


이처럼 장점들이 많지만 단점 역시 있다. 일단 아파서 보건실을 가도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조금만 참아보라면서 돌려 보내거나 약 조차 주지 않는다. 만약 이곳에 오게 된다면 약들을 미리 챙겨오는 게 좋을 것 이다.

빨래를 내면 반 이상의 옷이 사라진다. 이곳에 바지들을 여러 장 챙겨왔는데 지금은 2개밖에 남지 않았다. 고가의 브랜드 제품인 상의도 사라졌지만 세탁업소와 캠프 측에서는 아무 책임을 지지 않는다. 이곳에서 약 몇 십 만원 상당의 옷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학생을 무시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면 뒤에서 뭐라 하거나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앞에서 손가락질을 하며 얘기를 하거나 지나가면서 욕을 하고 째려보는 경우가 있으니 이곳에 오면 조용히 공부를 하고 떠들지 않는게 좋다. 시설은 엄청 좋은 편은 아니니 호텔 같은 곳을 상상하며 오지 않는게 좋을 것이다. 산이라서 그런지 벌레들이 많고, 물리면 심하게 부어오른다. 약들 중 벌레 약도 챙기는 게 좋은 선택일 것 이다.


이 캠프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장단점이 많은 캠프라고 요약하고 싶다. 추천하고 싶거나 절대 오지 말라고 하고 싶진 않다. 정말 거짓 없이 사실만 적었을 뿐. 평범한 후기들처럼 무조건 장점만 쓴 것이 아닌, 약 3주 동안 이 캠프에서 생활하고 나서 쓴 후기. 판단은 이 글을 읽은 분들이 할 거라 믿는다.

중3 최유경 yoogyeongch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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