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14시간캠프의 본 모습들 입니다! - 중3 이주은

윤시온
2022-04-11
조회수 292

처음 12월 중반 즈음에 부모님께서 기숙사 이야기를 꺼내셨다.

원래 기숙사라는 곳에 로망이 있었던 나는 좋다고 했었다.

그러고 12월 말에 엄마께서 ‘하루14시간’ 캠프에 신청을 했다고 말씀하셨다.

하루14시가캠프라는 곳이 어딘지도 모르고 뭐하는 곳인지도 몰랐던 나는 인터넷을 열심히 뒤져보았다. 인터넷에 나와 있는 ‘하루 14시간 학습’이라는 말이 눈에 정말 크게 띄었다.

순간 당황스러웠다. 14시간의 공부라니.. 불가능 할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전에 가기 싫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카페의 후기를 보기 전까지는 그냥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지식인 같은 곳에서 후기를 찾아보았는데 거의 다 ‘공부만 한다.’ 라는 말이 제일 많았다.

나는 책상에 앉는 것도 싫어하는 학생이고 그냥 스마트폰과 거의 친구로 지내는 사람이라 14시간 학습, 공부 모두 하기 싫었다. 방학 동안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려고 어디를 갈까, 뭐하고 놀까만 생각하고만 있었는데 충격적인 말이 나에게 들린 것이다. 거기에다 이것을 엄마 친구 분께 추천을 받아 들어갔기 때문에 퇴소하기만 하면 그 분을 찾아가서 따지려고 생각했다. 또 방학식날 등업 신청이 되었다며 알림이 떠서 더 이곳이 최악이 되는 순간이었다.

입소하는 날 1월 6일, 이 날 아침은 정말 최악이었다. 일어나 보니 내 눈 앞에는 나의 짐 가방들이 보였고 엄마, 아빠는 아침부터 나보고 얼른 준비하라며 재촉했다. 아빠차를 타고 내려서 다시 셔틀을 타고 가는 동안 ‘나 여기서 죽을까..?’라는 생각을 계속해서 했다. 그냥 이곳에 있으면 자연스레 스트레스를 받아 죽어버리지 않을까..하는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3주 동안 폰을 내야하기에,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서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노래를 가면서 계속 들었다. 처음보다는 나았지만, 그래도 불안감은 계속 되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밥 먹는 시간 30분, 자는 것 6시간과 낮잠 1시간 등의 시간을 빼고는 일요일 빼고 다 공부한다고 하고 심지어 일요일에도 3시간이라는 공부를 한다하여 내가 이런 생활이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

그 뒤 이곳에 온지 이틀째 되는 날 처음 14시간 공부를 하게 되었다. 그 시간 사이사이에 나는 졸고, 딴 짓에 멍 때리고 시간을 때울 수 있는 것이라면 다 한 것 같다. 이것들을 한 시간 빼고는 공부를 했지만 공부를 이렇게 오래 해 본적 없던 내겐 너무 힘든 시간이었다. 그렇지만 공부가 모두 끝나고 밤에 선생님들께서 수고 했다며 격려를 해주시는 말을 듣고는 ‘이건 불가능 한 일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매일 공부를 해가면서 ‘30분 계획표’를 점점 채워나가는 것이 뿌듯해지기도 했다. 거기에다 실제 내가 앞에 쓴 시간의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3주 동안 나의 행복하고 꿀 같은 방학을 이런 곳에서 썩힌다고 생각했던 내가 바보였던 것 같다, 오히려 나의 방학을 더 알차고 의미 있게 보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나 자신이 자랑스럽기 까지 했다. 부모님 만나는 날에도 첫날에는 원망 할 것이라고 생각 했던 내가 실제로는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말까지 하고 싶었었다. 3주 동안의 공부가 점점 재미있어 지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 나는 폰이랑 거의 평생 친구로 살고 있는데 여기서 3주라는 시간동안 폰을 하지 않은 내가 정말 멋졌다.

이 분은 10조 담당 선생님, 그러니까 내가 속해 있는 조의 담당 선생님이신 김선재 선생님이시다. 처음 뵈었을 때는 되게 웃음이 많으신 선생님이 실 것 같았다. 그러나 내 예상과는 달이 정말 말도 적으시고 표정도 거의 없으셨다. 그냥 정말 무뚝뚝한 선생님이셨다. 그렇지만 진도 관리표에서 내가 부족한 점을 많이 알려주시고 모르는 부분을 정말 쉽게 설명을 해주셔서 정말 좋았다.

내가 수학을 정말 싫어하고 제일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상담 할 때마다 최대한 수학의 범위를 늘리라고 말씀해주셔서 열심히 억지로라도 늘리고, 늘리고 늘린 결과 지금 수학 책이 거의 끝나가려 한다.

시험기간에도 수학 문제집이나 교과서, 학습지 등도 고작 2~3장 풀거나, 막 건너뛰면서 풀어서 제대로 푼 것 하나 없이 학기가 끝나면 제일 먼저 버리기 일 수였는데 이곳에서 정말 수학책 100쪽을 넘겼다는 것에 나는 이곳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며 나 자신도 믿기지가 않는다.

내가 이 자리에서 내가 눈으로 보고만 왔던 후기를 쓰고 있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내가 이곳에서 14시간 공부를 경험한 자라는 것도 믿기지 않는다.

나에게는 의미 있는 경험이었던 것 같다. 엄마 친구 분이 처음에는 진짜 원망스럽다고 앞에 썼다시피, 집에 돌아가서 ‘왜 우리 엄마한테 이런 곳을 추천해서 나를 보내게 만들었냐.’ 라는 말을 하며 따지고 싶었다. 그런데 이제는 나에게 이런 경험을 하게 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vampire645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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