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사실 과장이고 240시간 정도 공부했다. 그래도 240시간이면 10일동안 1시간도 안 빠지고 공부만 한 것과 똑같은 시간이다. 내가 처음에 엄마가 “14시간 자기주도학습캠프“ 라고 했을 때 ‘와 이름 구리다‘라고 생각했다. 과연 무슨 캠프일까 하는데 14시간을 공부한다고 한다. 사실 오기 전까지만 해도 캠프에 관해서 하나도 안 찾아보고 오기 전날까지 친구들하고 밤늦게까지 놀고 여기 올
준비는 하나도 안하고 있었다.
근데 와보니까 ‘유명 강사‘라고는 하는데 한 번도 뵌 적 없는 분이 계속 “아는 공부해야 됩니다. 여러분, 모르는 공부 100시간 해봤자 소용 없어요.” 라고 강조를 하시는 거다. 그래서 “아, 잘못 왔구나 ..”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럴 겨를도 없이 공부를 시작하라고 했다. 엄마가 “거기는 도착하자마자 공부한대.”라고 하신 걸 믿지 못했는데 진짜라는 것을 실감했다.
둘째 날까지 룸메이트들하고 말을 한마디도 안 섞어 봐서 더욱 외롭고 힘들었다. 첫째 날 둘째 날은 집중도 안 되고 딴 생각만 나서 ‘캠프 비용만큼은 해야 되는데‘ 라고 생각을 하다 보니 셋째 날부터는 공부에 몰입해서 하게 됐다. 그래도 첫 주는 시간이 안 갔다.
그리고 대망의 첫 번째 일요일. 소문으로는 축구도 하고 나가서 산책도 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그건 아니었다. 축구는 기대도 하면 안됐었고, 산책은 하긴 했다. 숙소 앞 잔디밭에서. 그래도 할 시간이 없어서 못했던 룸메들과의 대화, 평소에 6시간밖에 못 자던 잠도 10시간 정도 잘 수 있었고 휴식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다시 또 월요일이 왔다. “뭐 오늘도 저번 주랑 똑같이 안 가겠지” 라고 생각하고 펜을 잡고 공부하는데 뭔가 시간이 순조롭게 흐르는 게 느껴졌다. 체감 상 30분도 안했는데 30분 계획표가 3칸이나 채워져 있고 더블 동그라미가 3개가 보인다. 또 별로 안한 것 같은데 낮잠 자러 가고, 한창 집중 잘되고 있었는데 저녁 먹으러 가고 그러는 것이다. 짜증나려고 하는데 생각해보니까 집중이 잘 되려고 하는 순간에 밥 먹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계속 집중을 하고 있었는데 밥을 먹으러 가는 것이었다. 둘째 주는 첫째 주와 다르게 집중력이 높아지고 시간도 빨라진다. 그래도 6시에 일어나서 공부하러 가는 것은 여전히 적응이 안 된 상태였다. 그래서 기상시간부터 낮잠시간까지가 제일 고비였다. 중간 중간 집중 안 될 때도 있었지만 그 때쯤이면 다 같이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하고 멘토특강을 들었다. 나는 오기 전까지 멘토특강이 캠프 프로그램이었는지도 몰랐다. 그런데 여기 와서 제일 동기부여가 많이 됐었던 게 멘토특강을 하시는 선생님들의 말씀들이였다. 내가 지금 전교에서 40~50등정도 하는데 내가 생각 했을 때는 시험기간에 공부를 열심히 한 것 같았다. 그런데 특강을 듣고 항상 다시 되돌아보면 그 순간에 절제를 못했고, 집중을 못했고, 꼼꼼히 못 봐서 과목마다 항상 3, 4점씩 날아갔었던 것 같다.
그리고 중학교 때도 공부를 열심히 안하고 심지어 고3때도 공부를 제대로 안했다고 하시던 우리 13조 부담임 선생님 고한솔 선생님께서 다시 열심히 시작하셔서 서울대학교를 가신 것을 보고 “나는 중학교 고등학교 다 열심히 공부해서 순조롭게 서울대학교 가야지.”라는 마음이 들게 되었다.
그리고 언제 지나갔는지 모르겠는 평일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두 번째 토요일이 왔다. 그리고 말로만 듣던 삼국지가 다가왔다.
기대도 많이 했고 궁금했다. 나는 삼국지라고 해서 서울대 가고 싶은 애들, 고려대 가고 싶은 애들, 연세대 가고 싶은 애들이 팀을 나눠서 활동하는 건줄 알았는데 그냥 선생님들끼리 싸우는 것이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정말 치열했고 재밌었다. 서울대를 갈지 연세대를 갈지 고려대를 갈지 고민 중에 (공부를 잘해야 고르겠지만) 연세대 선생님들하고 고려대 선생님들이 싸우는데 그때가 제일 흥미진진했던 것 같다.
삼국지도 그냥 즐기기만 했던 것 같지만 내 마음속에 스카이를 가고 싶다는 욕심이 더 크게 자리 잡았다. 그다음 이제 셋째 주가 시작됐다.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이 돼서 아침부터 공부할 때도 집중이 잘된다.
수학 영어 문제집 각각 한 권을 끝냈고 이제 수학 한 권이 더 끝나간다.
여기서 30분 계획표가 정말 도움이 많이 된다. 그리고 진도관리카드도 ‘내가 계획했으니까 내가 책임져야지‘라는 마음을 갖게 해줘서 계획을 미루지 않고 할 수 있게 된다.
집에서도 공부할 때 30분마다 계획을 작성해서 그 전의 계획을 평가하고 반성해야겠다는 다짐이 생겼다.
그리고 많은 조언을 해주신 우리 조 담임 선생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다.
어떻게 공부할지도 알려주시고 그날그날 공부한 것 점검도 해주셔서 내가 부족한 점과 고쳐야 될 점을 알게 되었다.
집에 가면 여기서 했던 다짐들이 다 작심삼일이 될까봐 토요공동체를 하고 싶지만 너무 멀어서 할 수 없게 됐다. 이렇게 된 이상 집 가서도 작심삼일 하지 않고 이대로 공부해서 SKY를 가서 “공부캠프 그런데 왜 가냐 ㅋㅋㅋ”라고 했던 친구에게 이 캠프가 내 인생에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 줄 것이다.
한 번도 공부하는 캠프에 와 본적 없는데 와보니까 생각보다 힘들지 않고 적응하면 시간도 빠르게 흘러가고 무엇보다 14시간을 공부했다는 자부심을 심어줘서 공부할 때 캠프오기 전에는 3~4시간 정도 공부했으면 ‘오늘 공부 많이 했다‘ 라고 생각했을텐데 이제 그 시간은 코웃음 칠 정도의 적은 시간이 돼버렸다. 봄 방학 때도 집에서 하루 10시간 공부해서 중3 1학기 중간고사에서 전교 1등을 할 것이다.
(jw040419@gmail.com)
제목은 사실 과장이고 240시간 정도 공부했다. 그래도 240시간이면 10일동안 1시간도 안 빠지고 공부만 한 것과 똑같은 시간이다. 내가 처음에 엄마가 “14시간 자기주도학습캠프“ 라고 했을 때 ‘와 이름 구리다‘라고 생각했다. 과연 무슨 캠프일까 하는데 14시간을 공부한다고 한다. 사실 오기 전까지만 해도 캠프에 관해서 하나도 안 찾아보고 오기 전날까지 친구들하고 밤늦게까지 놀고 여기 올
준비는 하나도 안하고 있었다.
근데 와보니까 ‘유명 강사‘라고는 하는데 한 번도 뵌 적 없는 분이 계속 “아는 공부해야 됩니다. 여러분, 모르는 공부 100시간 해봤자 소용 없어요.” 라고 강조를 하시는 거다. 그래서 “아, 잘못 왔구나 ..”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럴 겨를도 없이 공부를 시작하라고 했다. 엄마가 “거기는 도착하자마자 공부한대.”라고 하신 걸 믿지 못했는데 진짜라는 것을 실감했다.
둘째 날까지 룸메이트들하고 말을 한마디도 안 섞어 봐서 더욱 외롭고 힘들었다. 첫째 날 둘째 날은 집중도 안 되고 딴 생각만 나서 ‘캠프 비용만큼은 해야 되는데‘ 라고 생각을 하다 보니 셋째 날부터는 공부에 몰입해서 하게 됐다. 그래도 첫 주는 시간이 안 갔다.
그리고 대망의 첫 번째 일요일. 소문으로는 축구도 하고 나가서 산책도 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그건 아니었다. 축구는 기대도 하면 안됐었고, 산책은 하긴 했다. 숙소 앞 잔디밭에서. 그래도 할 시간이 없어서 못했던 룸메들과의 대화, 평소에 6시간밖에 못 자던 잠도 10시간 정도 잘 수 있었고 휴식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다시 또 월요일이 왔다. “뭐 오늘도 저번 주랑 똑같이 안 가겠지” 라고 생각하고 펜을 잡고 공부하는데 뭔가 시간이 순조롭게 흐르는 게 느껴졌다. 체감 상 30분도 안했는데 30분 계획표가 3칸이나 채워져 있고 더블 동그라미가 3개가 보인다. 또 별로 안한 것 같은데 낮잠 자러 가고, 한창 집중 잘되고 있었는데 저녁 먹으러 가고 그러는 것이다. 짜증나려고 하는데 생각해보니까 집중이 잘 되려고 하는 순간에 밥 먹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계속 집중을 하고 있었는데 밥을 먹으러 가는 것이었다. 둘째 주는 첫째 주와 다르게 집중력이 높아지고 시간도 빨라진다. 그래도 6시에 일어나서 공부하러 가는 것은 여전히 적응이 안 된 상태였다. 그래서 기상시간부터 낮잠시간까지가 제일 고비였다. 중간 중간 집중 안 될 때도 있었지만 그 때쯤이면 다 같이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하고 멘토특강을 들었다. 나는 오기 전까지 멘토특강이 캠프 프로그램이었는지도 몰랐다. 그런데 여기 와서 제일 동기부여가 많이 됐었던 게 멘토특강을 하시는 선생님들의 말씀들이였다. 내가 지금 전교에서 40~50등정도 하는데 내가 생각 했을 때는 시험기간에 공부를 열심히 한 것 같았다. 그런데 특강을 듣고 항상 다시 되돌아보면 그 순간에 절제를 못했고, 집중을 못했고, 꼼꼼히 못 봐서 과목마다 항상 3, 4점씩 날아갔었던 것 같다.
그리고 중학교 때도 공부를 열심히 안하고 심지어 고3때도 공부를 제대로 안했다고 하시던 우리 13조 부담임 선생님 고한솔 선생님께서 다시 열심히 시작하셔서 서울대학교를 가신 것을 보고 “나는 중학교 고등학교 다 열심히 공부해서 순조롭게 서울대학교 가야지.”라는 마음이 들게 되었다.
그리고 언제 지나갔는지 모르겠는 평일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두 번째 토요일이 왔다. 그리고 말로만 듣던 삼국지가 다가왔다.
기대도 많이 했고 궁금했다. 나는 삼국지라고 해서 서울대 가고 싶은 애들, 고려대 가고 싶은 애들, 연세대 가고 싶은 애들이 팀을 나눠서 활동하는 건줄 알았는데 그냥 선생님들끼리 싸우는 것이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정말 치열했고 재밌었다. 서울대를 갈지 연세대를 갈지 고려대를 갈지 고민 중에 (공부를 잘해야 고르겠지만) 연세대 선생님들하고 고려대 선생님들이 싸우는데 그때가 제일 흥미진진했던 것 같다.
삼국지도 그냥 즐기기만 했던 것 같지만 내 마음속에 스카이를 가고 싶다는 욕심이 더 크게 자리 잡았다. 그다음 이제 셋째 주가 시작됐다.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이 돼서 아침부터 공부할 때도 집중이 잘된다.
수학 영어 문제집 각각 한 권을 끝냈고 이제 수학 한 권이 더 끝나간다.
여기서 30분 계획표가 정말 도움이 많이 된다. 그리고 진도관리카드도 ‘내가 계획했으니까 내가 책임져야지‘라는 마음을 갖게 해줘서 계획을 미루지 않고 할 수 있게 된다.
집에서도 공부할 때 30분마다 계획을 작성해서 그 전의 계획을 평가하고 반성해야겠다는 다짐이 생겼다.
그리고 많은 조언을 해주신 우리 조 담임 선생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다.
어떻게 공부할지도 알려주시고 그날그날 공부한 것 점검도 해주셔서 내가 부족한 점과 고쳐야 될 점을 알게 되었다.
집에 가면 여기서 했던 다짐들이 다 작심삼일이 될까봐 토요공동체를 하고 싶지만 너무 멀어서 할 수 없게 됐다. 이렇게 된 이상 집 가서도 작심삼일 하지 않고 이대로 공부해서 SKY를 가서 “공부캠프 그런데 왜 가냐 ㅋㅋㅋ”라고 했던 친구에게 이 캠프가 내 인생에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 줄 것이다.
한 번도 공부하는 캠프에 와 본적 없는데 와보니까 생각보다 힘들지 않고 적응하면 시간도 빠르게 흘러가고 무엇보다 14시간을 공부했다는 자부심을 심어줘서 공부할 때 캠프오기 전에는 3~4시간 정도 공부했으면 ‘오늘 공부 많이 했다‘ 라고 생각했을텐데 이제 그 시간은 코웃음 칠 정도의 적은 시간이 돼버렸다. 봄 방학 때도 집에서 하루 10시간 공부해서 중3 1학기 중간고사에서 전교 1등을 할 것이다.
(jw04041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