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던 한달 고1황인준

윤시온
2022-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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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시간 학습캠프. 이 이야기를 교회 목사님의 추천으로 어머니를 통해 알게 되었다.

처음 알게 되었을 때에는 개인적으로 할 일이 많아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지금껏 내가 만족할 만한 공부를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고, 내 능력이 어디까지인가 한번 시험해 보고 싶었다.


합숙소에 오고나니 많이 낯설었다. 처음보는 사람들과 어떻게 한 달을 생활해야하나 막막하기도 했고, 수학 개념을 다 공부하고 오지 않은 터라 독학을 해야한다는 생각에 막막하기도 했다.

지금와서 생각해 보면 가장 이곳에 와서 가장 집에 가고 싶었던 생각이 많이 들었던 때가 6시 기상이다. 확실하다. 집에서 뛰어가면 2분 남짓 걸리는 학교도 지각하던 내가 6시에 일어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하지만 모두 그렇게 하니까, 모두가 같이 생활하니까 가능했다.

14시간 공부도 그렇다. 만약 나 혼자 집에서 14시간, 아니 5시간만 공부하라고 하면 가능했을까? 


캠프를 분류하면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큐브영어이고 하나는 수학이다.

큐브영어는 정말 획기적인 아이템이다. 이것을 가지고 20일 정도 만에 1000단어를 외웠다. 한번 공부해 놓고 모두 외웠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20일 걸려 외운 1000개를 복습하게 되면 하루에 400개가 넘는 단어를 외울 수 있다. 물론 복습 후에는 대부분 머릿속에 남는다. 나는 20일 동안 단어책 하나를 완벽히 외운 셈이다.


캠프의 장점을 꼽으라면 풍부한 시간이다. 집에 있으면 게임이나 친구들과 축구하느라 시간을 보냈겠지만, 여기서 게임할 수 있는 시간은 없고, 축구할 수 있는 시간은 아침, 점심 운동시간과 일요일 뿐, 나머지 시간은 100%공부하는 시간이다.


캠프의 또 다른 특징은 전국 각지에서 모이는 학생들이라는 것이다. 나는 시골에서 온 아이이다. 그런데 서울에서 사는 친구가 나에게 모르는 것을 물어보고, 내가 그것을 알려주는 과정에서 자신감을 얻게 되었고, 공부를 잘하는 형들에게 모르는 것을 물어보면 하나를 얻으러가서 두 개, 세 개를 얻어가지고 오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런 점에서 나는 두 달의 겨울 방학중 반을 이곳에 투자한 것에 대해서 절대로 후회하지 않는다. 한가지 후회되는 것이있다면 ‘왜 작년에는 이렇게 좋은 시스템을 가진 캠프를 알지 못했을까?’ 라는 후회 뿐이다.

무엇보다 이곳에 와서 얻어가는 것은 영어단어도, 수학도 있겠지만

‘공부하는 자세와 끈기’를 얻어가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공부하는 자세, 끈기를 길러주는 학원, 과외가 과연 이 세상에 존재나 할까?


그리고 14시간을 버텼던 원동력중에 30분 계획표라는 것이 있는데, 30분마다 자신의 학습량을 체크하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 난 이 계획표에 익숙해지지 못했다는 것이 많이 아쉽다. 하지만 캠프가 끝난 뒤에도 계획표를 계속 실행할 예정이다.


남들은 말한다 ‘하루에 14시간씩 매일 공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해보았냐고. 그리고 말해주고 싶다. 난 해보았다고.


솔직히 이 캠프는 학교의 경쟁자들에게 알려주기 싫은 캠프이다.

그럴 만큼 너무 소중하고 마치 나만이 알고 있는 보석 같은 그런 존재인 캠프이다.

하지만 내게 정말 소중히 여기는 사람에겐 꼭 추천해 주고 싶은 그런 캠프이다.

캠프에서의 시간도 3일 남짓 남았다. 집에 가서도 이곳에서의 기억을 잊지않고 힘들때면 다시 일어서는 원동력으로 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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