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달라진 순간, 학생들의 생생한 후기 

2022 여름캠프 학생후기

공부가 아닌 아는공부 - 15조 고1 홍민경

매 주 노래를 부르고, 

문제를 풀기보다는 생각하기를 좋아하는, 

그런 평범하고도 특별한 사람이었던 저는


중3때 예고 진학을 꿈꿨습니다. 


하지만 뭔가에 올인을 해본적도, 욕심도 딱히 없었습니다.


전공도, 공부도 놓아버리고 팽팽 놀아서 그런지 

당연하게도 예고 실기 시험 날 시원하게 망치고 

몇 개월을 방안에서 폐인생활을 이어나갔습니다. 


나의 암울기에 건강하지 못하고 

밤낮이 바뀐 삶을 살았기에 나에 대한 자신감, 

무언가에 열정을 쏟을 에너지조차 모두 없었습니다. 


그렇게 고등학교에 진학을 하고나니 

열심히 살아보고자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 조금씩 생기더군요. 


하지만 이미 고등학교에는 

꾸준히, 열심히, 또 잘 살아가던 친구들이 

빠른 속도로 적응을 해내어가고 있었습니다.



점점 자신감과 자존감은 바닥을 치고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다고 느꼈을 때, 

친구가 캠프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캠프 나쁘지 않아’ 

옆에서 들으신 저를 열심히 지지해 주시던 부모님이 

해보지 않겠냐고 처음 권했을 때에는 

별로 관심도 없고 나랑은 전혀 다른 세계라고 생각했습니다. 


공부와 연이라고는 중2때 시험기간에 

일주일 열심히 한 것 외에는 별로 없었기 때문이었죠. 


이대로라면 나의 고등학교 처음 방학은

정말 처참히 무너질 것 같았기에 

오직 계획된 삶, 약속된 시간, 정해진 루틴이라는 명목 하에 


아무 생각 없이 뭘 하는지 어디에 있는지 

기간은 언제인지 제대로 알지도 못한 체 와버렸습니다.

첫날 와보니 4층 4인실 기숙사였고, 

착하고 예쁜 친구들, 로망이었던 2층 침대,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둘째 날 윤민수 원장님께서 

연설 같은 오리엔테이션을 해주셨습니다. 


하루에 14시간 반이래요. 


14시간 반, 하루의 절반 이상, 

놀기에도 힘들 것 같은 시간.


약간 멈칫했습니다.


다들 아는 눈치더라고요. 

아,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고 올걸. 


이라는 생각을 마치기도 전에 

매주 계획표를 작성해야하고, 30분에 한 번씩 계획표를 

쓰라고 하는 말에 또 충격을 받았습니다.

계획표는 세울 때 에도 세운다고 스트레스, 

지킬 때 에는 변수가 안 맞아서 또 스트레스, 

세우는 시간도 오래 걸리는 계획표는 


즉흥적인 사람들 중 극도로 즉흥적인 저에게는 

14시간 반보다도 더 커다란 난관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잘 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여기서 하라고 하는 거 하겠다고 

나름 싸인도 하고 왔으니 하라는 데로 해야죠. 


그렇게 담당선생님도 잘 알지 못하고 

아는공부캠프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서론이 길어졌지만 

사실 여기서의 생활은 특별히 고되지는 않았습니다.


워낙 정해진 것을 하라는 것을 따르는 것에 서는 

스트레스를 안 받아서 그런지, 


등교하기 전 7시에 일어나는 것보다 

매일 6시가 되면 노래와 

운영담당 선생님의 사랑이 담긴(?) 목소리가 좋았습니다. 


오히려 기상시간이 없는 일요일에도 

일어나는 것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밥 먹는 시간이 촉박하긴 했으나 

남들이 매점 가는 시간 아껴서 

밥 먹는게 좋아서 괜찮았고, 


공부하느라 뭉친 어깨는

중간 중간 스트레칭 시간에 풀 수 있었습니다. 

이상하게 안하던 공부는 와서 하니까 더 잘 하고 싶어졌습니다.



매일 2번의 멘토특강 시간에는 

서울대, 연대, 고대, 또는 의예과, 의학과, 

한의학과, 약학과 등 


헬퍼, 1대1, 운영팀 선생님들의 수험연대기와 

각자의 공부법, 목표, 대학생활에 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뭔가 나름 성공이라면 성공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 잘 간(?) 선생님들의 강의를 듣다보니 

모두들 정말 열심히들 살아오셨습니다. 


약간의 반성과 열정이 생겨서 

남은 고등학교 생활, 많이 남았으니 

빨리 정신 차리고 좀 열심히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고등학교의 추억중 죽도록 열심히 공부하는 

추억 하나쯤 있고 싶었습니다.


중학교 때에 원 없이 정말 열심히 잘 놀았으니까 

나름 나만의 공부법도 만들어 보고, 


남들이 과탐 사탐 얘기할 때에 

나도 말 한마디 얹고, 

나름 자랑스러운 성적표를 받고 싶어졌습니다. 


매번 시험지만 보면 모르는 단어 투성이에다가 

시간이 부족하고 싶지 않아졌습니다. 



짧은 올인이 아니라 

길게 노력해서 원하는 것을 성취해 보고 싶어졌습니다. 



매번 무슨 학과를 가야하나, 

내 직업은 어떻게 되는 걸까 

라는 막연한 불안함 보다는 


‘그래도 지금 열심히 하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자심감을 가지고 싶어졌습니다.


14시간 30분 공부? 

옆에서 잡아주고 있으니 어렵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들과 

열심히 위해주시는 선생님들을 보니 

어느때 보다 더 열정이 생겼습니다. 


원래도 생각이 많아 그런건지는 몰라도 

아무런 생각도 목표도 없이 

막연하게 공부하는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뚜렷하지는 못해도 삶의 방향성, 

나의 막연하고 불분명한 미래, 

그로 인해 불안해하던 내 심리. 


또 그 심리가 요동을 치며 

앞이 보이지 않았던 나의 처지가 

조금씩, 또 분명하게 자리를 잡아갔습니다.



오른손 엄지 옆면과, 중지 옆면에 굳은살이 생겼습니다. 

자랑스러운 상처라고들 하나요, 


짧지만 열심히 했고, 짧지만 자신이 생겼습니다.

삶의 이유가 생겼습니다. 


무섭지 않고 두렵지 않아졌습니다. 

더 잘 하고 싶은, 홍민경의 삶에 없던 욕심이 생겼습니다. 


14시간 공부 더하고 싶었습니다. 

아는공부를 하고 싶어졌습니다. 

웃기게 들리겠지만 재미있었고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다시 쓰러질 것 같고, 무너질 것 같은 두려움은 있지만 

그래도 노력해 볼 가치가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저에게는 아는공부가 꼭 공부만을 뜻하지는 않았습니다. 

자기만의 아는공부를 찾을 수 있어 뜻깊었고 즐거웠습니다.

윤민수 원장선생님, 아는공부 최고 귀여운 담담선생님 민경쌤,

그 외 저희를 도와주신 모든 운영팀, 멘토 선생님들,

그리고 집에서 저를 응원해준 엄마아빠 모두 고마워요. 


더 많이 커서 이겨낼게요!!





b2an2gg0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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